"북구 잘 될라믄 이 사람 뿐"…'부산 재선' 전재수의 수성전

머니투데이 부산=오석진 기자, 부산=한정수 기자 | 2024.03.24 07:30

[the300][2024 빅매치 르포] '낙동강 벨트' 부산 북구 갑①-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난 19일 부산 북구 덕천동 젊음의거리를 찾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 /사진=오석진 기자
"(부산) 북구 잘 될라믄 전재수(의원) 뿐이다."

지난 19일 오후 1시쯤, 부산 북구 덕천동 젊음의 거리. 운동복을 입고 선글라스를 쓴 채 자전거를 끌고 가던 주민이 4·10 총선에서 3선에 도전하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마주치자 이같이 말했다. 그는 친숙하게 전 의원에게 말을 걸며 "북구 출신이 3선, 4선을 해야 북구가 잘 되거든"이라고 했다.

전 의원은 이날 '우리 일꾼 우리 전재수'라고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젊음의 거리 일대를 누볐다. 마주치는 시민들의 손을 잡고 "점심은 잡수셨어예"라고 인사를 건넸다. 어린 아이 손을 잡고 지나가는 엄마에게 인사를 하자 노란 옷을 입은 아이는 전 의원에게 하이파이브를 했다.

시민들은 스스럼없이 전 의원에게 말을 건넸다. 한 시민은 "아이고, 지난 번에 우리 가게 오셨지예"라고 살갑게 인사했다. 또 다른 시민은 "지난 번보다 야위셨네예"라며 안부를 물었다. 인근 카페에서 커피 두 잔을 사서 전 의원에게 주고 가는 시민도 있었다.

'부산은 보수의 텃밭'이라는 건 이제 옛말이다. 이번 총선 북구갑으로 분구되기 전 선거구였던 북·강서갑은 지난 네 차례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와 민주당 후보가 각각 두 번씩 당선됐다. 지난 두 차례 승리를 이끈 것이 바로 전 의원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이 지역을 다시 찾아오기 위해 부산 해운대구·기장군갑과 진구갑 5선 서병수 의원을 투입했다.

구포시장에서 약초가게를 하는 60대 남성 A씨는 "내 친구들도 7~8명 모이면 전부 다 전재수 찍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옛날엔 여기도 저기도 민주당 욕이었는데 요즘은 (욕하는 사람) 한 사람도 못봤다"며 "민주당 욕하는 건 옛날 일"이라고 했다.

A씨는 또 "전재수가 8년 하며 잘 하기도 했지만 발전을 떠나서 국민들한테 와 닿는 건 겸손한 것"이라며 "전 의원은 사람이 인간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 의원의) 부인도 가끔 시장을 오는데 사람이 참 순하고 착하다"고 했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전 의원에게 표를 주겠다는 시민도 있었다. 구포시장에서 만난 40대 여성 B씨는 "민주당을 좋아하지 않지만 전재수는 사람도 괜찮고 일을 참 잘 한다"며 "이재명과 한동훈만 보면 비례는 민주당을 찍기는 싫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은 항상 말을 잘 못해서 문제가 터지는데 전재수는 그런 것도 없었다"며 "전재수를 이기려고 서병수가 온 것 같은데 북구는 전재수가 더 잘 안다"고 덧붙였다.
지난 19일 부산 북구 덕천동 젊음의거리를 찾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유세중 만난 아이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오석진 기자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북구에서 10년째 거주 중이라는 70대 남성 C씨는 "전재수는 북구에서 2선을 했는데 또 하냐"며 "한 번 바뀌어야 할 때도 됐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 의석이 많아서 매번 들고 일어나 되는 게 없다"며 "국회 의석이 반반은 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전 의원의 핵심 공약은 '북구 1000만 방문객 2000억 경제효과시대'다. 금빛노을 관광여가벨트를 조성하고 경부선 철길을 지하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전 의원은 "북구가 정체됐던 세월이 있다"며 "제가 국회의원을 하면서 변화 기운이 태동하는 등 다른 국면을 맞이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변화를 만들고 추동했던 재수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게 맞지 않나, 우리 일꾼이 필요하다는 민심과도 맞닿아있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 임하는 각오를 묻자 전 의원은 "부산에서 민주당이 3선을 한다는 게 개인적으로도, 민주당 차원에서도, 부산 입장에서도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구가 부산을 살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현재 정치가 너무 정쟁에만 집중하는데 미래에 집중하도록 바꾸겠다"고 했다.

전 의원은 "이번 북구갑 선거는 민심과 욕심의 대결"이라며 "북구 민심 전재수와 국회의원을 5번 하고도 한 번 더 하겠다며 동네를 넘어온 서병수의 욕심의 대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공약이행률이 98%로 부산 국회의원 18명 중에 1등"이라며 "구민들의 말씀을 잘 듣고 한 귀로 흘리지 않은 지난 세월이 축적되고 누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21일 부산 북구 갑 후보자 등록하는 전재수 후보/사진=뉴스1
◇부산 북구갑은?

부산 북구갑은 이번 총선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선거구다. 당초 부산 북·강서갑과 북·강서을이던 2개의 지역구가 북구갑, 북구을, 강서구 3개로 쪼개졌다.

북·강서갑은 전통적으로 보수당의 텃밭이었다. 그러나 최근 두 차례 선거에서는 모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통상 부산은 보수층이 강한 곳으로 인식되지만 낙동강에 인접한 '낙동강 벨트'에 속하는 지역은 부산 내에서도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편이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북·강서갑에서 재선을 한 현역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북구갑에서 3선에 도전한다. 그 전인 18대와 19대 총선에서 당선됐던 박민식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가 출마지를 서울 강서구을로 옮기면서 국민의힘에서는 해운대구·기장군갑과 진구갑 5선 중진 서병수 의원을 이 지역에 배치했다.

북구는 부산에서 변방 취급을 받았다. 지역 발전에 대한 염원이 큰 곳으로 평가받는다. 보수나 진보 등의 정치 성향을 떠나 지역 밀착형 공약을 잘 펼치는 쪽이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재선과 5선의 대결인 만큼 부산 내에서도 관심이 높다.
부산 북구갑은/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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