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없었는데 허벅지뼈 분리? 호르몬 3개 부족하면 발병률 744배↑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 2024.03.20 13:27

서울대어린이병원, 내분비질환별 연관성 세계 첫 규명

오른쪽 고관절에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이 발생한 소아청소년 환자의 X-선 사진. /사진=서울대병원

허벅지뼈(대퇴골)의 윗부분을 대퇴골두라 한다. 외상을 입지 않았는데도 대퇴골두가 분리되는 질환이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이다. 주요 원인으로 내분비질환이 꼽히는데, 내분비질환을 앓는 소아청소년 환자에서의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의 발병률을 한국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서울대어린이병원 신창호 교수·이윤정 교수 공동 연구팀(황성현 전문의)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내분비질환 환자 8만769명과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 환자 191명을 14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허벅지뼈(대퇴골) 위쪽의 성장판 부위에서 대퇴골두와 그 아래 뼈가 특별한 외상이 없는 데도 분리될 때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으로 진단한다. 진단이 늦어지면 대퇴비구 충돌증후군, 대퇴골두가 썩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가 발생할 수 있다.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내분비질환'이 꼽힌다. 하지만 기존 연구들에서는 각 내분비질환에 따라 실제 위험도가 얼마나 되는지, 부족한 호르몬 개수에 따른 위험도는 어느 정도인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2002~2019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내분비질환 환자 8만769명과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 환자 191명을 대상으로 내분비질환과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의 관계에 대해 분석했다. 분석 대상 가운데 내분비질환과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을 모두 가진 환자는 30명이었다.

내분비질환 여부에 따른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 발병률 비교(10만 명 당 n수) /표=서울대병원
분석 결과, 내분비질환군은 비(非)내분비질환군보다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이 발병할 확률이 4배 높았다. 특히 여아는 5.4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팀은 △갑상선 기능 저하증 △중추성 성조숙증 △뇌하수체 기능 저하증 △성선 기능 저하증 △성장호르몬 결핍증 △부갑상선 기능 항진증 △선천성 부신 생식기 장애 △거대증 △가성 부갑상선 기능 저하증 등 각 내분비질환 별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의 발병 위험을 분석했다. 그랬더니 성장호르몬 결핍증으로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는 환자군에서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의 발병률이 일반인보다 약 65배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른쪽 고관절에 무혈성 괴사가 발생한 소아청소년 환자의 X-선. /사진=서울대병원
특히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은 내분비질환 진단 이후 약 42개월(중위값) 후에 발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20% 이상의 환자에서는 내분비질환 진단 후 5년 뒤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이 발병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내분비질환을 진단받은 소아청소년은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의 발생 가능성을 장기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연구팀은 성장호르몬·갑상선호르몬·성호르몬 중 결핍된 호르몬 개수가 많을수록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이 더 잘 발병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 발생 위험은 정상군보다 호르몬이 2개 부족한 환자에서 89배, 3개 부족한 환자에서 74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분비질환 별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 발병률 비교(10만 명 당 n수) /표=서울대병원

소아정형외과 신창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소아청소년 내분비질환 환자에서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 예방, 조기 발견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향후 소아청소년 내분비질환 환자에서 고관절 선별검사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수립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세계 정형외과 분야의 최고 권위 학술지로 평가받는 '골 관절 수술 저널(The 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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