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영 "'쓰레기 딴따라'라던 아버지, 뇌사 사망…이제 뜻 깨달아"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4.03.19 08:05
가수 현진영이 지난 18일 방송된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 식탁'에서 아버지가 떠나기 전 '소리쳐봐'에 대해 심하게 지적했던 일화를 털어놨다. /사진=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 식탁' 방송 화면
가수 현진영이 부모님을 향한 그리움을 털어놨다.

지난 18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식탁'에서는 코미디언 임하룡이 출연해 가수 현진영, 배우 김민희, 방송인 홍록기를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그려졌다.
가수 현진영이 지난 18일 방송된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 식탁'에서 돌아가신 어머니에 지극정성이었던 아버지를 기억했다. /사진=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 식탁' 방송 화면
이날 방송에서 현진영은 부친이 1세대 재즈 피아니스트 허병찬이라며 "증조부가 만석꾼이었다. 땅이 어마어마하게 많아 농지 대여해주고 곡식으로 받았다. 전국에 금은방, 전당포가 100개 넘게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릴 때 저희가 UN빌리지 살았다. 그 당시엔 UN빌리지에는 한국 사람이 못 살 때였다. 어릴 때 수영장 있고 방 15개, 별채가 있는 집에 살았다"며 어린 시절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머니의 위암 투병으로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다고.

현진영은 "어머니의 투병을 어릴 때는 몰랐다. 위궤양 정도로만 알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어머니가 위암인 걸 처음 알았다. 그때 이미 도저히 항암을 안 받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됐다. 비쩍 마르고 식사도 못 하시는 상태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아버지가 어머니 병을 민간요법으로 낫게 하려고, 수술하면 몇 년 안에 (어머니가) 돌아가신다고 하니까 수술 안 시키고 8년을 버티면서 돈을 엄청나게 썼다. 전 재산을 다 썼다. 어머니 살리려고"라고 말했다.

이어 "물에 주문을 외우면 '생명수'로 변하는 걸 1억원을 들여서 샀다가 사기당하기도 했다. (아버지가) 그 주문을 아직도 외운다. 그 정도로 아버지가 어머니를 사랑하셨다"고 전해 탄식을 불렀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중학교 1학년 때 돌아가셨다. 그때 아버지가 하시는 말이 반포 주공아파트 전세금과 지갑에 딱 15만원 남았다고 하시더라"라고 전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가수 현진영이 지난 18일 방송된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 식탁'에서 아버지가 떠나기 전 '소리쳐봐'에 대해 심하게 지적했던 일화를 털어놨다./사진=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 식탁' 방송 화면
현진영은 1세대 재즈 피아니스트였던 아버지가 음악의 동반자 역할을 해줬다고 기억했다.

그는 "내가 곡을 쓰면 제일 먼저 들려드렸던 사람이 아버지다. 한번은 아버지가 '흐린 기억 속의 그대' 들려드리니까 '잘했네'라고 하더라. 히트곡인데도 예리하게 지적하셨다. 코드 넘어가는 걸 지적하시거나 남이 들으면 몰라도 본인만 아는 거였다"라며 아버지와의 일화를 전했다.

그는 또 "2006년에 '소리쳐 봐' 들려드렸을 땐 웬일로 굉장히 우호적이었다. 재즈 힙합이었다. 당신이 하는 음악을 하니 좋아하셨다. 즉석에서 부르니까 사사건건 참견하기 시작해 40번을 다시 (작업)했다"고 말했다.

현진영이 40번 재작업한 곡을 듣고도 그의 아버지의 반응은 싸늘했다.

현진영은 "아버지가 '들어봤는데 '쓰레기 딴따라'라더라. '이렇게 쓰레기 딴따라처럼 만들 거면 당장 때려치워'라고 하시더라. 그러고 (전화를) 끊고 너무 피곤해서 잤는데, 다음날 아버지가 뇌사 상태라더라"라고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는 "이 음악을 왜 다시 하라고 하셨는지, 그 이유를 못 듣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왜 다시 하라고 했을까 엄청 생각했는데, 나중에 답이 나왔다. 아버지는 내가 더 나이 들어서 재즈를 했으면 했던 거였다"라고 해석했다.

이어 "그걸 확실히 느끼는 게 지금 ('소리쳐봐'를) 부르면 느낌이 다르다. 똑같이 부르는데도. 아버지 말씀은 그거였다. '네가 산전수전 공중전을 겪어도 네 인생의 그릇은 재즈를 담기에는 너무 작다, 더 큰 그릇을 가졌을 때 하라'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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