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왼쪽'으로, 남자는 '오른쪽'으로…멀어지는 사이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 2024.03.19 05:05

'정치 성향' 양극화 뚜렷
20개국 선진국 격차 0.75%P
교육·경험·SNS 등 영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의 식품 전문 매장. 두 명의 여성 엔지니어가 멋지고 의식이 깬 남자를 만나는 게 얼마나 힘든지 불평하고 있다. 한 명은 몇 년 전 연봉이 대폭 인상됐을 때 남자 친구가 "상사와 바람 핀 거 아냐?"라고 물었고 이후 그와 헤어졌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16일자 최신호에서 대다수 선진국에서 젊은 남성과 여성의 정치 성향이 양극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을 비롯해 유럽, 미국 등 20개 선진국의 여론조사 데이터를 분석했다.

18~29세 남성과 여성의 정치 성향 차이 확대/사진=이코노미스트 홈페이지 캡처

20년 전만 해도 자신의 정치 성향을 아주 진보적(1)에서 아주 보수적(10)까지 1~10으로 분석했을 때 '18~29세' 사이 남녀의 차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2020년에 격차는 0.75를 기록했는데, 이는 대졸과 고졸 사이 차이의 두 배에 달한다.

백분율로 계산하면 차이가 더 명확하다. 2020년 젊은 남성 중 자신을 '진보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보수적'이라는 답변보다 2%포인트 많았다. 반면 여성 중에서는 진보 비율이 보수보다 27%포인트나 더 높았다.

20개국 중 인구가 일정 수준 이상인 국가 모두에서 젊은 남성은 여성보다 보수적이었다. 정치 성향을 1~10으로 나타냈을 때 미국의 격차는 1.4포인트, 프랑스는 1, 이탈리아는 0.75였으며 한국은 0.74를 기록했다. 여성이 점점 진보적인 성향을 띠는 반면 남성은 그렇지 않아 정치 성향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국가별로 본 18~29세 남성과 여성의 정치 성향 차이/사진=이코노미스트 홈페이지 캡처

젊은 남녀의 정치 성향 차이는 투표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2022년 미국 하원 선거에서 여성 유권자 72%는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지만, 남성은 54%만 민주당 후보에 표를 던졌다. 2008년 선거에서는 남녀 간 차이가 없다시피 했다. 2022년 한국 대통령선거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정치 성향 양극화에는 △교육(여성이 더 많은 교육을 받음) △경험(선진국이 되면 성차별 감소) △소셜 미디어(동일 성향인 접촉 강화로 양극화 악화)가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남성들의 불만에 근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 국가의 이혼법정은 양육권 분쟁에서 여성에 우호적인 판단을 한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사례도 들었는데 모든 남성에게 부여되는 병역 의무가 남성의 불만을 자극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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