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의대 교수들 "눈물 머금고 사직…의대생 휴학, 역할 사라져"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 2024.03.18 19:33
지금까지 휴학을 신청한 의대생 수는 누적 7594명으로 전체 의과대학 재학생(1만8793명)의 약 40.4%에 달한다. 사진은 18일 서울시내 의과대학. /사진=김진아 뉴시스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가 집단사직을 결의한 가운데 동아대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도 집단사직 의사를 밝혔다.

동아의대 교수협의회는 18일 입장문을 통해 "눈물을 머금고 사직을 결의한다"며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부산 시민에게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동아의대 교수진은 지난 15일 총회를 열고 '전공의와 학생의 신상에 문제가 생긴다면 사직할 것인가'에 대해 투표했다. 동아의대 교수진은 "투표 결과, 압도적인 찬성으로 사직을 결의했다"며 "사직은 자유의지에 따라 조용히 자발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턱없이 낮은 의료수가, 늘어나는 의료 소송의 위험성에 회의가 든 적도 많았고 날이 갈수록 벌어지는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몸으로 느끼면서도 소중한 제자들을 교육하는 교육자로서 사명감과 의료인을 양성하고 지역 의료를 지켜야 한다는 직업 소명을 지니고 묵묵히 버텨왔다"고 설명했다.

동아의대 교수협의회는 "하지만 정부에서 현재의 필수의료 인력 부족, 지방고사로 발생하는 의료 붕괴를 의료인들의 탓으로 돌리고, 그 해결책으로 매년 2000명 의대 증원을 포함한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그 근거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고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진 상태"라고 호소했다.


또 "전공의들의 사직으로 저희 교수들은 그야말로 죽을힘을 다해 버티며 진료에 임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휴학으로 인해 대학교수로서 해야 할 역할은 아예 없다"고 했다. 동아의대 교수진은 "벽처럼 대화하지 않으려는 정부의 자세는 오히려 이 사태를 연장하려 하지 않는가 하는 의심마저 갖게 한다"며 "이에 따라 가장 큰 피해는 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들이라 죄송스럽고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동아의대 교수협의회는 "학생들이 없는 학교와 대학병원은 교육기관으로서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며 "교수들은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 의학을 연구하는 연구자이기 이전에 학생들을 교육하는 교육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당한 정책 추진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자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생의 권리를 포기한 학생들을 뒤로하고 더 이상 교수라는 이름을 걸고 학교에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수들은 정말 사직하고 싶지 않지만, 전공의와 학생들을 기어코 돌아올 수 없는 길로 내몰아 볼 수 없게 된다면 가르치고 싶어도 가르칠 제자가 없어진다"며 "동아의대 교수협의회는 현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바라며 정부의 전향적인 입장변화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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