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77만원' 월세 팍팍 오르는데…"그래도 안 사요" 매매가 뚝뚝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 2024.03.19 05:00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과 월세가격 추이/그래픽=윤선정

전국 오피스텔 월세 가격이 2018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주거 편의성이 높은 역세권 위주로 수요가 늘면서 월세 가격이 고공행진 한 것이다. 반면 오피스텔 매매 시장은 여전히 냉기가 흐른다. 세금 부담은 크고 아파트만큼은 가격이 오르기 힘들다는 인식 때문에 매매가는 뚝뚝 떨어지고 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오피스텔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전월대비 0.08% 상승한 100.14로 집계됐다. 2018년 1월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서울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서울은 0.20% 상승한 100.30으로 지난달 0.09% 상승한 것과 비교해 2배 이상 뛰었다. 서울 월세가격지수 역시 2018년 이후 가장 높다.

지난달 월세가격은 주거편의성이 높은 역세권 위주로 임차수요가 늘어나면서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 역시 동남권 중심으로 공급대비 수요 부족으로 모든 규모 유형에서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전국 평균 오피스텔 월세가격은 77만1000원, 서울 월세가격은 89만1000원에 달했다.

월세가격이 치솟는 이유 중 하나로 전세 기피 현상도 한몫한다. 지난해 전국적인 전세사기 사태 이후 오피스텔에 거주하려는 사람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더 선호하게 됐다. 지난달 오피스텔 전월세전환율도 6.07%로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전월세전환율은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로, 보증금을 월세로 바꾸면서 세값이 올라간다는 뜻이다. 이에 반해 전세 수요가 줄면서 실제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전세가격은 0.05% 하락했다.

월세 가격 상승에 오피스텔 수익률도 고공행진했다.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은 5.28%로 전월(5.27%)대비 상승했다. 2020년 6월(5.4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달 오피스텔 수익률은 같은 기간 오피스(3.72%)와 중대형상가(3.22%), 국고채 금리(3.43%), 주택담보대출(4.11%) 금리보다 수익률이 높았다.


(서울=뉴스1) 2월 전국 오피스텔 매매 가격지수는 0.15% 하락한 99.71로 집계됐다. 매매가격은 월세가격과 반대로 2018년 1월 이후가장 낮은 수준이다. 김명섭 기자 = /사진=(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하지만 오피스텔 매매 시장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 1월 거래시장에서 아파트 거래량은 전월대비 22.63% 크게 늘어난 반면 오피스텔은 전월대비 0.99% 증가하는 데 그쳤다.

매매가격은 점점 하락하고 있다. 2월 전국 오피스텔 매매 가격지수는 0.15% 하락한 99.71로 집계됐다. 매매가격은 월세가격과 반대로 2018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산금리 상승, 주택시장 위축과 오피스텔 경매 증가 등 시장 불안정성이 늘어나면서 투자 수요가 위축되는 추세다.

김효선 NH농협금융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오피스텔 수익률이 올라가는 이유는 월세가 상승한 것도 있지만 매매가 하락폭이 커지면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이라며 "오피스텔은 아파트 가격이 다 움직인 다음 가격이 반영되는 특징도 있고 최근 아파트 외 자산가치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어 가격 회복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오피스텔이 세금 부담이 큰 점도 걸림돌이다. 오피스텔은 취득세를 4.6% 내야하고 주거용 오피스텔은 주택 수로 간주해 각종 세금 중과 대상이 된다. 정부가 올 초 소형 신축 오피스텔 투자에 한해 취득세를 최대 50% 감면해주기로 하고 취득세와 양도세, 종합부동산세를 산정할 때 주택 수에서도 빼주기로 했지만 아직 매매 수요를 끌어내기엔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구축 오피스텔을 구입한 경우 주택 수 제외에 해당하지 않아 이미 준공된 오피스텔 수분양자에게도 세제 혜택을 줘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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