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디지털 네이티브' MZ에게 배워라"

머니투데이 김상희 기자 | 2024.03.21 09:30

[2024 키플랫폼 - 디지털 전환 시대의 혁신과 리더십] 린다 힐 하버드비즈니스스쿨 교수 인터뷰

편집자주 | 우리 삶을 바꿀 중대한 글로벌 이슈와 어젠다를 톺아보는 머니투데이 연례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이 2024년 우리 기업들이 현재의 경제 생태계에서 살아남고 성장하는데 필수적인 디지털 전환(DX)을 위한 혁신과 리더십에 대해 국내외 최고 전문가들의 인사이트를 지상중계합니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쿠팡플레이의 코미디쇼 SNL 코리아의 인기 코너 중 하나인 'MZ 오피스'는 회사에서 벌어지는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 사원들의 에피소드를 풍자해 재미를 유발한다. 과장된 설정이긴 하지만 MZ 오피스에는 요즈음 직장에서 보이는 세대 간 인식과 문화 차이가 잘 드러난다. MZ 세대는 자기주장이 분명하고 자신감 넘치며 자유로운 사고를 한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기성세대는 이를 개념이 없거나 조직 내 융화가 안돼 업무 분위기를 헤친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MZ 세대는 이런 기성세대를 '꼰대'로 여긴다.

이러한 구성원 간 차이를 포용하면서 최고의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것이 리더의 과제이기도 하다. 특히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이로 인해 조직 구성원 간 경험과 사고 차이의 폭이 큰 디지털 시대의 리더에게는 다양한 세대를 잘 조화시키는 역량이 더욱 중요해졌다.

4월 24~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리는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4 키플랫폼'이 행사에 앞서 인터뷰 한 린다 힐 하버드비즈니스스쿨 교수는 디지털 시대 리더들이 MZ 세대를 자신의 잣대로 들여다보며 가르치려 하지 말고, 오히려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서는 디지털 네이티브(원주민)인 그들에게 '역 멘토링'을 받으라고 조언한다.

힐 교수는 하버드비즈니스스쿨 리더십 이니셔티브의 교수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리더십과 혁신 분야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경영 사상가를 평가하는 기관 '사상가50(Thinkers50)'에 의해 2013년과 2021년 세계 10대 경영 사상가로 선정됐으며, 2015년에는 '사상가50 이노베이션 어워드'를 수상했다. 또 저서 컬렉티브 지니어스(Collective Genius)는 2022년 '사상가50 북리스트 : 10 매니지먼트 클래식'에 이름을 올렸다.
린다 힐 하버드비즈니스스쿨 교수/사진=린다 힐 교수


"실험하고 학습하는 디지털 네이티브는 누구보다 기업가적"


힐 교수는 리더들이 흔히 보이는 하향식 리더십은 빠르게 진화하는 디지털 시대 조직을 이끄는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말한다. 데이터와 정보가 민주화된 지금은 새로운 디지털 기회를 수용할 수 있는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하며 개발하는 게 중요한 만큼 젊은 세대와 비전을 공유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젊은 세대와 효과적인 업무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리더들은 직원들을 위한 Why(명확한 목적 명시)와 What(방향, 가치, 성과 지표 설정)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직원들이 자신들의 비전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결정과 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필요한 디지털 도구와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특히 힐 교수는 디지털 전환에 있어 디지털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디지털 네이티브를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한다. 아날로드 시대를 거쳐 새롭게 디지털을 받아들인 기성세대와 리더들은 자신의 경험과 기준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질서와 인식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기 위해 디지털 네이티브와 적극 소통하라는 의미다.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는 방법 중 하나가 '디지털 네이티브'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디지털 네이티브는 '어려서부터 디지털 도구와 인터넷에 익숙하고, 디지털 기술이 널리 보급된 시대에 성장한 사람'으로 정의합니다. 디지털 네이티브는 일단 문제나 기회를 이해하면 실험을 통해 배우고 싶어 합니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조직의 다른 사람들보다 접근 방식에 있어서 더 기업가적입니다. 위험을 감수하고, 온라인에서 작업을 최적화하기 위한 새로운 디지털 도구와 데이터를 찾으며,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작업 방식을 탐구하기를 열망합니다. 즉 자신의 노력이 자신이 추구하는 목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믿을 때 열정적이 됩니다."


힐 교수는 리더들이 단순히 MZ 세대를 이해하는 차원을 넘어 한 단계 더 나아갈 것을 주문한다. 그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가르치려 들지 말라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그들에게 디지털을 배우라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 앞서가는 리더들은 비즈니스에 대한 전문 지식과 경험을 갖춘 사람들과 디지털 네이티브 사이에 다리를 놓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Z세대 직원을 전략 및 제품 개발 활동에 포함시키거나 일선 직원과 고위 임원 간 '역 멘토링' 활동을 설정하기도 합니다. 디지털 네이티브는 회사에서 새로운 기술을 가장 먼저 채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활용 가치가 있는 새로운 기술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이들이 효과적이도록 돕기 위해 리더는 디지털 네이티브에게 명확한 목적의식, 예상 결과, 결코 넘어선 안 되는 가드레일에 대한 명확성을 제공해야 합니다."



"디지털 네이티브 무시하는 리더는 디지털 전환에 있어 최악"


많은 리더들이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 기술적, 운영적 측면으로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힐 교수는 직원 경험과 문화적 변화에 관심을 가질 때 디지털적으로 성숙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한다. 즉 디지털 시대에 성공하려면 조직의 기술이나 데이터 기능뿐 아니라 조직 전체가 '디지털 네이티브' 사고방식을 개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연구를 통해 차세대 인재를 포용적으로 이끌고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조직 전체에 디지털 사고방식을 심어주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확인했습니다. 물론 이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리더는 확실한 이점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들은 회사의 목적과 가치를 분명하게 설명하고, 참여 규칙과 성공 지표에 대해 명확성을 제공하며, 부서 간 협업을 촉진합니다. 또 커뮤니케이션 도구와 스타일을 조정하며 다양한 기회를 설계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연구를 통해 리더가 최신 디지털 도구를 제공하지 않거나 실험과 혁신을 위한 공간을 창출하지 않을 때 디지털 네이티브들이 얼마나 좌절감을 느끼는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힐 교수가 생각하는 디지털 전환을 가로막는 가장 나쁜 일 중의 하나는 리더와 기성세대가 디지털 네이티브를 마냥 어리고 아무것도 모르며 개념 없다고 여기는 것이다. 뛰어난 리더일수록 세대와 문화, 환경의 차이를 이해하고 이들을 잘 조화시켜 건설적인 미래를 만든다고 말한다.

"가장 나쁜 것은 디지털 네이티브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개진한 것을 리더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디지털 시대의 뛰어난 리더는 차세대 인력을 건설적으로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합니다. 이런 리더는 디지털 네이티브가 조직의 디지털 여정을 가속화하는 데 필요한 놀라운 내부 리소스임을 알게 됩니다. 이런 리더들은 디지털 네이티브들이 업무를 최적화하기 위해 생성형 AI를 포함해 다양한 디지털 도구들을 적극 탐색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디지털 네이티브는 자신의 시간을 들여 이러한 도구의 힘과 한계에 대해 배우고 있습니다. 그들은 그들의 디지털 통찰력을 경영진과 공유하고 이를 사용하는 윤리적인 접근 방식을 개발하며 고객 및 기타 이해관계자를 위한 긍정적인 미래를 공동 창조하는 역할을 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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