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마전' 서울시 털어낸 오세훈에 거는 기대[우보세]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 2024.03.19 05:50

[우리가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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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국민권익위원회)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1위에 빛나는 타이틀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최근 서울시가 '투자출연기관 감사협의회'를 열고 청렴 자율실천 서약 및 결의대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나온 말이다. 실제로 과거 청렴도 하위권에 머물렀던 시는 오세훈 시장의 전임 때인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 청렴도 1위(2011년부터 등급으로 발표)를 달성한 바 있다.

하지만 시는 2013년(2등급)을 제외하고 계속 최하위인 4~5등급을 받았다. 그러다 2019년 3등급, 2020년 2등급을 받으면서 상위권에 올랐지만 2021년 다시 4등급으로 추락했다. 이어 2년간 회복하지 못한 채 연속으로 3등급에 머물렀다.

종합청렴도 평가는 △공공기관과 업무 경험이 있는 민원인과 내부 공직자 등 약 22만4000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인 '청렴체감도' △부패 방지를 위한 '청렴노력도' △부패 사건이 발생한 현황인 '부패실태 평가'를 합산해서 이뤄진다. 지난해 시의 청렴체감도는 전년과 같은 4등급을, 청렴노력도는 전년 대비 1등급 떨어진 3등급을 기록했다.

문제는 2021년 4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오 시장은 취임 일성으로 '청렴한 서울 구현'을 강조해왔지만 달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오 시장은 2021년 7월 공무원노동조합과 '청렴서울실천협약'을 체결했고, 11월에는 전 직원과 온·오프라인으로 청렴 소통 콘서트도 가졌다.


시도 2022년 반부패 청렴정책 전담 TF(태스크포스)를 처음으로 구성하고 부서별 청렴 서포터즈를 운영해왔다. 지난해에는 시장단 주재로 청렴도 향상 추진단을 출범했다. 오 시장이 추진단장을 맡은 추진단은 부패방지방안 등을 논의하는 한편 '부패 제로(Zero)'를 전면에 내걸고 정책역량을 집중했다. 시장단은 청렴 메시지를 발표했고, 오 시장은 청렴 서한을 발송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1년 11월 3일 오후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1년 청렴 소통 콘서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같은 노력에도 변화가 없자 이번에는 오 시장이 직접 나섰다. 지난 1월 주재한 첫 직원정례조례에서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 스스로 돌아보고 자제하자"면서 "각성을 통해 (종합청렴도) 1등급 달성을 하면 큰 성취감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독려했다. 신년 초부터 청렴도를 주문한 것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그 만큼 강한 의지를 담았다는 의미다.

시 감사위원회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종합청렴도 1등급' 달성을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들 두고 직원들 사이에서는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1등급 도약 구호는 희망 고문이 되지 않겠느냐"는 자조섞인 반응이 흘러나왔다. 무엇보다도 직원들의 호응과 공감이 필요한 상황인데 말이다.

시민들의 우려도 마찬가지다. '1등급'에만 집착해 정작 실질적 청렴시(市)와는 멀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가장 시급한 건 진정한 변화를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와 실천이다. 과거 나쁜 일이나 음모가 끊임없이 행해지는 악의 근거지라는 뜻의 '복마전(伏魔殿)' 딱지가 붙었던 시의 오명을 털어냈던게 오 시장이다. 이번에도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지는 그의 손의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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