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억 적자" 대형병원 비상인데…전문의 집단사직, 영향은?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 2024.03.17 13:59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15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정책에 반발하는 전공의 집단사직과 의대생 동맹휴학에 이어 의대 교수들도 이날 오후 사직서 제출 여부에 관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2024.3.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빅5'를 비롯한 국내 주요 대형병원이 전공의 이탈로 운영에 차질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전문의인 의대 교수까지 집단사직을 결정해 우려가 크다. 전국 16개 의과대학 교수들은 오는 25일부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의대 교수들은 당장 사직서를 내더라도 수리가 되기 전까지 환자 곁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다만 의료현장의 혼란이 가중될수록 각 병원의 전반적인 시스템에도 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17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전공의 비율이 높은 일부 병원의 경우 재정적 어려움으로 이미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병원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형병원의 경우 전공의 이탈로 하루 10억~20억원의 손실을 보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대병원은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를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렸다. 전공의가 수련병원을 떠난 지 한 달이 가까워지면서 병원별로 경영난이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전국에서 전공의 약 1만2000명이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기창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모든 직원에 "현재 의료원은 큰 경영 위기에 있다"며 "세브란스병원을 비롯한 산하 병원들의 진료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 외에도 수입의 감소로 인한 재정적 어려움이 날로 커지고 있어 부득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함을 알리며 협조를 부탁드린다"는 서신을 보냈다.

김성완 경희대학교 의료원장 겸 의무부총장은 "아직은 교수님들과 구성원 여러분의 노력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기는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점점 악화해 이마저도 붕괴할 수 있다는 위험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는 우려를 담은 서신을 직원들에게 최근 보냈다. 그는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조만간 자금 경색에 의한 문제가 발생하고 더 길어진다면 의료기관의 존속 여부를 걱정해야 할 중차대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의대 교수까지 집단사직을 결의하면서 향후 주요 병원의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앞서 지난 16일 방재승(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비대위원장은 "16개 의대 교수들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사직서를 내기로 결의했다"며 "이달 25일부터 사직서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방 비대위원장은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내더라도 수리가 완료되기 전까지 환자 곁은 떠날 생각은 없다"며 "사직서 제출과 관련해 응급실과 중환자실 진료를 어떻게 할지 오는 22일쯤 대학별 구체적으로 논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의대 교수 비대위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수리 전까지 환자 곁은 지키겠다고 발표하면서 당장 전문의 대거 이탈이란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각 병원 운영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의대 교수가 사직서를 내더라도 총장이 이를 수리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또 정부는 의대 교수가 의료현장을 이탈할 경우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수 있다.

정부는 전국 의대 배정 절차에 착수한 가운데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5일까지 공보의와 군의관 약 250명을 대학병원 등에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앞서 전병왕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공보의·군의관을 포함해 250명 정도를 이달 25일까지 추가 발령을 내는 것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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