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사 자격없이 체험단 모집해 강제추행…부모는 "여자들이 좋아해"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24.03.17 10:34
부산에서 '스포츠마사지' 업소를 차려 무료 체험단을 모집한다며 여성들을 강제 추행한 30대 남성 사건이 전파를 탔다. 1년6개월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가해 남성 부모가 "여성들 대부분이 좋아했다"하며 아들을 옹호했다./사진=JTBC 보도 갈무리
안마사 자격이 없는 한 30대 남성이 무료 체험단을 모집한다면서 여성들을 강제 추행한 것도 모자라 가해 남성 부모는 피해자들을 공격하며 아들을 감쌌다.

JTBC 최근 보도를 보면 지난해 12월13일 부산지방법원 1심 재판부는 3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안마사 자격없이 마사지 업소에서 2년간 다수의 여성을 상대로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부산 금정구 한 시장 건물에 '스포츠마사지' 업소를 차려 체형과 비만을 관리하고 디스크를 치료한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실상은 블로그 체험단 여성들을 추행하고 있었다.

20대 피해자 B씨는 블로그 리뷰를 써주면 무료 치료를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B씨는 "어떤 마사지를 보통 많이 하냐고 물으니까 습식을 많이 한다더라. 블로그 글을 보면 중년 여성분이 운영하는 마사지숍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마사는 30대 남성 A씨였다. 이에 B 씨는 옷을 다 벗어야 하는 습식 마사지가 아닌 건식 마사지에 응했다. B씨는 "(A씨 손이) 자꾸 쇄골뼈 밑으로 내려오더라. 하반신 쪽으로 내려갈 때는 사타구니 쪽으로, 허벅지랑 중요 부위 사이 거기를 팔꿈치로 막 누르더라"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가운만 입고 나오래서 등만 벗고 하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앞으로 돌아누우라더라. '가슴 풀어헤쳐져 있다'고 하니까 앞쪽도 풀어줘야 한다고, 불 꺼놔서 괜찮다고 했다. 근데 가슴 위쪽 말고 전체적으로 공 굴리듯이 마사지했다"고 주장했다.

똑같은 제안을 받은 30대 피해자 C씨도 불쾌했다고 동조했다. C씨는 "'위 가슴이 뭉쳤는데 오일로 풀어드릴까요?'라고 했다"며 "다리가 많이 아프다고 말씀드렸다. 근데 왜 다리 마사지는 안 하고 여기만 그러는 걸까. 사타구니 안쪽으로 깊게 들어온다는 생각은 했지만 '마사지하다 보면 있을 수 있는 일이지 않을까' 싶었다"고 토로했다.


경찰도 별 도움이 못됐다. B씨는 "경찰이 '뭔가 좀 꺼림칙한 기분이 들었으면 마사지를 안 받았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C 씨는 "경찰이 '피의자가 되레 무고죄로 걸 수 있으니 생각 다시 하라'고 했다. 마음 잡고 용기 내서 간 사람들을 주저하게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B, C씨 말고도 피해자는 더 있었다. A씨는 블로그에 마사지 무료 체험단을 모집한다고 광고한 뒤 2년간 다수의 여성을 여러 차례 추행했다. 사건이 법적 문제로 부상하자 A씨는 업소를 폐쇄했다.

A씨 부친은 "(아들이) 그런 부위를 만졌는지 모르겠지만 여자들이 대부분 좋아했다. 마사지 잘 받았다는 댓글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A씨 모친은 "그런 일이 있으면 벌떡 화를 낸다든가 해야 했다"며 "우리 아들은 자격증 있다. 학교에서 공부하면 수료증을 준다"면서 아들의 혐의나 업소의 영업도 모두 문제없다는 입장이었다. 해당 업소는 누구나 사업자 등록하면 영업할 수 있는 자유업으로 신고돼 있었다.

A씨는 1년6개월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고 곧 2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피해자들은 단 한 명도 합의하지 않았고 엄벌 탄원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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