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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금리·YCC 나란히 폐지하나━
당초 시장에선 4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으나 올해 봄철 노사 협상에서 기업들의 임금 인상률이 5.28%로 3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3월 인상설에 힘이 실렸다. 일본은행은 금리 인상을 위해선 안정적 물가 상승을 뒷받침할 소득 증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이 함께 폐지될지도 관심사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은행 내에선 2% 물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마이너스 금리와 함께 YCC도 철폐하는 게 자연스럽다는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YCC란 특정 만기 국채 금리 목표치를 정해 그 수준을 유지하도록 국채를 무제한으로 매입하거나 매도하는 통화 정책을 말한다. 양적완화보다 훨씬 파격적인 통화정책으로 시장을 직접 조작하기 때문에 시장 기능을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일본은행은 YCC 폐지 땐 장기 금리 상승 압력이 커져 시장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보고, 일정 규모의 국채 매입을 계속해 금리 급등에 대비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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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부양' 상장지수펀드(ETF) 매입도 끝?━
일본은행이 ETF를 매입한 건 2010년 12월부터인데, 중앙은행의 주식 매입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일이었다. 연간 매입 한도도 세 차례에 걸쳐 6조엔(약 53조6400억원)까지 늘렸다. 주로 토픽스지수가 2% 넘게 떨어질 때 ETF를 매입했는데, 사실상 일본은행이 증시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 셈이다.
그 결과 일본 증시에서 일본은행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닛세이기초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다다랐던 2월 말 기준 일본은행이 보유한 ETF 시가총액은 71조엔으로, 미실현 차익만 34조엔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그러나 지난 11일 토픽스지수가 2% 넘게 떨어졌는데도 일본은행은 ETF 매입을 보류하며 정책 변화 가능성을 띄웠다. 치바긴자산운용의 모리타 준 리서치 총괄은 로이터에 "닛케이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찍고 물가 상승률이 일본은행의 목표에 부합하는 상황에서 ETF를 매입하지 않았다는 건 증시 부양이 일본은행의 우선순위에서 밀렸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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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인상 속도가 관건… 환율·증시 요동칠까━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금융권에선 일본은행이 올해 단기금리 0.25% 수준을 목표로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일본 정부 내에선 상징적인 마이너스 금리 해제와 추가 금리 인상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신중한 기조가 감지된다. 급격한 금리 인상은 가계와 기업에 부담을 줄 뿐 아니라 일본 정부 부채에 대한 이자 비용을 늘릴 수 있어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로 향하는 가운데 우에다 총재가 이번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다면 미·일 간 금리 차이 축소를 의식해 외환 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상승할 공산이 크다. 이 경우 수출주 중심의 일본 증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일본은행이 ETF 매입까지 중단한다면 지난해부터 강하게 반등한 일본 증시의 저력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반대로 일본은행이 완화적 정책을 지속한다는 데 방점을 둔다면 시장은 되레 엔저로 갈 수도 있다. 마이너스 금리나 YCC 종료는 상징적 조치라 실제 정책 방향에 큰 변화가 없다면 엔·달러가 150엔을 다시 돌파할 수 있단 전망이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1시30분 현재 149엔대에 거래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 도입 당시보다 약 30% 오른 것으로,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그만큼 떨어져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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