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간섭받을라" 중국 위성 피하는 한국?…'교통정리' 필요한 우주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박건희 기자 | 2024.03.17 09:00

[the300][MT리포트]남북 스타워즈 (下)

편집자주 | 남북한의 인공위성이 동시에 지구를 돌고 있다. 매일 한 번씩 50㎞ 거리로 스쳐 지나간다. 마음만 먹으면 레이저 또는 전파 공격도 가능한 거리다. 스타워즈(Star Wars)는 더이상 상상의 영역이 아니다. 전 세계 우주 동향을 살펴보고 우리에게 이를 막을 수단이 있는지 짚어본다.



'주파수 간섭' 한국 위성도 당했다…"중국 소행 가능성"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5호가 지구 저궤도에 떠있는 모식도. /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5호 등 지구 저궤도(LEO·200~2000㎞)를 도는 인공위성들이 우주에서 '주파수 간섭' 피해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위성은 특정 지역을 촬영하고 지상국으로 영상 데이터를 보내는데 주파수 간섭을 당하면 영상 데이터 처리·저장 과정에서 '영상 깨짐' 등의 현상이 나타난다. 피해 원인을 역추적한 결과, 중국 인공위성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됐다.

15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취재를 종합하면 아리랑 5호와 차세대중형위성 1호 등 저궤도 위성들은 중국 인공위성 등으로부터 '무선 주파수 간섭'(RFI)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항우연 국가위성정보활용지원센터는 위성 궤도정보를 역추적해 위협군 50여개를 추렸다. 이중 대다수가 중국 위성이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항우연 관계자는 "위성은 과거보다 늘어났지만 주파수 대역이 한정적이다 보니 '주파수 간섭'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면서 "지상국이 영상을 받을 때 데이터 처리가 안 되는 피해가 발생해 이를 역추적한 결과 중국 위성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됐다"고 했다.

우주에 있는 위성이 지상국과 통신하려면 '전파'가 필요하다. 전파는 눈에 보이진 않지만 파도와 같은 모양으로 진동한다. 그 진동하는 횟수가 1초에 1번 진동하면 1㎐(헤르츠)라고 부르며 이를 주파수라고 부른다. 인공위성이 비슷한 대역의 주파수를 활용하면 '간섭' 현상으로 피해를 입는다.

이 때문에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1964년부터 위성 관리 임무를 맡으며 무선 주파수 분배·관리를 맡고 있다. 위성을 발사·운영하려는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은 ITU에 계획서를 제출하고 이에 대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번에 주파수 간섭 피해의 경우 중국이 의도를 가지고 전파 방해를 했는지, 우연치 않게 비슷한 대역의 주파수를 활용했는지 등은 확인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연구진은 50여개 위협 위성군과 우리 위성이 근접할 때 회피 기동한다고 한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 항공우주공학과 관계자는 "ITU에 주파수 대역을 넓게 신청하는 경우도 있어 소위 말해 각 위성에 대한 '일련번호'가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우리 위성들은 ITU에 공식 신고를 하고 운용하기 때문에 ITU에 국제 우주 교통정리를 건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재까지 우리 피해는 지상국에서 데이터 처리가 안 되거나, 처리 과정에서 검은색 화면 등의 깨짐 현상으로 미미하다. 하지만 앞으로 북한 등의 위협 위성들이 궤도에 더 많이 올라가 주파수 간섭, 교란, 방해 등에 나설 수 있는 만큼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미래 우주戰 한국은 준비됐나… "GPS 교란 방어책 확보"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전날인 21일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11월21일 22시42분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라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 /사진=(평양 노동신문=뉴스1)
GPS(글로벌 위성항법시스템) 주파수 신호를 교란해 혼란을 일으키려는 시도가 한반도 상공에서 계속해서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에선 이미 R&D(연구·개발)를 통해 방어책을 확보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인공위성을 둘러싼 공격이 '창과 방패의 대결'처럼 끝나지 않을 싸움이라고 본다.

15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GPS 공격은 보통 2개 양상으로 전개된다. GPS가 수신하는 주파수에 강한 주파수를 쏴 원래 수신해야 할 신호의 파형을 찌그러트리는 전파 방해(재밍·jamming)와 GPS 신호와 흡사한 신호를 송출해 원래 신호를 다른 신호로 바꿔치기하는 기만(스푸핑·spoofing)이다. 국내에선 두 공격에서 위성을 보호할 수 있는 기술을 10여 년에 걸쳐 모두 개발했다.


이상욱 ETRI 위성항법연구실 박사는 "한국은 재밍과 스푸핑을 방어할 수 있는 솔루션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밍을 방어하는 이른바 항재밍(anti-jamming) 기술에는 재밍을 일으키는 재머의 전력을 차단하는 필터링 기술, 재밍 신호는 파내고 원래 신호만 받는 널링(nulling) 기술 등이 있다.

이 박사는 "지상에서의 재밍·스쿠핑 공격은 창과 방패처럼 계속 이어지는 싸움"이라며 "기술을 보유했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위성 간 공격이 우주 공간에서 벌어질 가능성에 대해선 "우주 공간에서의 위성 대 위성 재밍 공격은 아직 기술적인 어려움과 효용성 면에서 현실 가능성이 낮다"고 덧붙였다.

이 박사에 따르면 북한이 주로 사용하는 건 재밍 기술이다. GPS가 수신해야 할 주파수 대역에서 강한 전력의 동일 주파수를 쏴 신호를 교란한다. 강한 주파수만 흘려보내면 되는 단순한 기술이어서 저렴한 재밍 기기만 확보하면 사실상 누구나 감행할 수 있는 공격이다. 보다 복잡한 기술이 필요한 스푸핑 공격의 경우 국내에서 발생한 사례가 많지 않다. 미국, 러시아는 기만 공격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각각 이라크전과 우크라이나전에서 적군의 드론을 혼동시킬 때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푸핑 공격은 활용하기 어려운 만큼 잡아내기도 쉽지 않다. 신호의 크기를 분석해 위성이 아닌 지상 가까이에서 쏜 것으로 보이는 가짜 신호를 잡아낸다. 위치보정시스템을 활용할 수도 있다. GPS 신호를 정밀하게 보정해 위치 오차를 줄이는 보정시스템에 신호를 적용할 때 가짜 신호라면 보정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이를 통해 수신하는 주파수의 교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러시아는 우주 공간에 레이저 무기를 배치해 우주 공간에서 위성을 직접 공격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 활동을 마비시키거나 지상 촬영을 막는 방식이다. 국내 우주보안업계 고위관계자는 "프랑스와 일본 등도 레이저를 쏴 위성을 공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레이저가 아닌 마이크로파를 활용한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다만 지구 저궤도에 수만 개에 달하는 위성이 몰려 있는 만큼 당분간 우주 공간에서 실제 공격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격 대상으로 삼은 위성을 파괴하려다 파괴된 위성에서 나온 파편 조각이 다른 위성에 부딪히거나 우주 쓰레기 등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링컨 연구소(Lincoln Laboratory)와 미 공군 연구소는 인공위성이 외부로부터 공격받았을 때 빠르게 시스템을 복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사진=MIT 링컨연구소

베스트 클릭

  1. 1 [영상] 가슴에 손 '확' 성추행당하는 엄마…지켜본 딸은 울었다
  2. 2 선우은숙 "면목 없다" 방송 은퇴 언급…'이혼' 유영재가 남긴 상처
  3. 3 속 보이는 얄팍한 계산…김호중, 뺑소니 열흘만에 '음주운전 인정'
  4. 4 '100억 자산가' 부모 죽이고 거짓 눈물…영화 공공의적 '그놈'[뉴스속오늘]
  5. 5 [단독] 19조 '리튬 노다지' 찾았다…한국, 카자흐 채굴 우선권 유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