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50년째 가전 전쟁'…TV·올인원 세탁건조기 출시에 재발발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오진영 기자 | 2024.03.17 06:45
삼성전자의 2024년형 Neo QLED 8K TV 신제품(왼쪽), 2024년형 LG 올레드 에보/사진제공=삼성전자, LG전자
삼성전자LG전자가 가전 1인자 자리를 두고 벌이는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새해 봄 시즌을 맞아 두 회사 모두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13일 2024년형 Neo QLED·삼성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신제품 론칭 행사에서 한 발언이 촉매제가 됐다. 용 사장은 이날 "국내 시장에서 77인치 초대형 OLED에서 이미 경쟁사 점유율 넘어섰다"고 말했다. 일명 'OLED 명가' LG전자의 신경을 긁은 것이다. 더욱이 LG전자는 같은 날 2024년형 LG 올레드 · QNED TV 출시 보도자료를 냈다.

LG전자는 바로 반박 자료를 뿌리고 나섰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아시아 시장(중국·일본 제외) 70인치대 OLED TV 점유율 자료다. 자료에 따르면 LG전자가 71%, 삼성전자는 20.2%다. "중국과 일본을 제외하면 한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큰 TV 시장인데 삼성전자가 LG전자를 어떻게 앞섰을 수가 있느냐"는 것이 LG전자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시기와 집계 기관,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지난해 11~12월 월간 기준으로, LG전자와 대응하는 일부 모델을 비교했을 때 판매량이 넘어섰다는 의미"라고 맞섰다.

삼성전자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콤보'(왼쪽), LG전자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사진제공=삼성전자, LG전자
TV뿐만이 아니다. 두 회사가 야심차게 내놓은 올인원 세탁·건조기를 둘러싼 전쟁도 발발했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따로 두고 쓰던 소비자의 불편함을 고려해 두 기능을 합친 제품이 올해 처음으로 출시됐다. 새로운 제품군이 탄생한만큼,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초기 시장 선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11일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콤보 설명회를 진행했다. LG전자는 13일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 국내 출시 소식을 알렸다.


LG전자가 선수를 쳤다. 자사 제품을 소개하면서 "국내에 판매 중인 동종 세탁건조기의 건조 소비전력이 1000W를 훌쩍 넘는 것과 달리 트롬 워시콤보의 건조 소비전력은 570W에 불과하다"고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를 비판했다. 통상 제품의 기능을 홍보할 때는 자사 이전 세대 제품과 비교하곤 한다. 이를 두고 삼성전자는 "순간 최대 전력을 표기한 것이고, 실제 사용시엔 삼성전자 제품의 소비 전력이 더 낮다"고 반박했다.

흥행 여부를 두고도 기 싸움을 벌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 비스포크 AI를 국내 출시하고, 3일만에 판매량 1000대를 돌파, 이달 7일엔 누적 판매량 3000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시그니처는 지난달 22일, 오브제는 이달 13일부터 판매한다. 오브제 제품은 4월 8일부터 배송이 시작된다. LG전자는 "배송시기에 맞춰 오브제 워시콤보를 출시하려고 했으나, 제품을 기대하고 기다리는 소비자가 많아 우선 출시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 전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엔 국내 시장 에어컨 점유율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1960년대 후반 삼성이 전자 사업에 뛰어들며 당시 '금성사'와 벌인 별들의 전쟁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012년엔 최대 크기 냉장고 용량을 두고, 2014년엔 가장 유명한 '세탁기 전쟁'이 펼쳐졌다. 조성진 당시 LG전자 사장이 독일 베를린의 한 가전제품 매장에서 삼성전자의 세탁기를 고의 파손했다고 삼성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LG는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했다. 2019년엔 TV OLED 기술을 두고 서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면서 갈등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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