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내연차 공장 중 일부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나 순수전기차(BEV)로 전환될 수 있지만, 상당수는 재가동이 불가능해 중국 내 자동차 업체들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빌 루소는 중국의 자동차 업체는 결국 두 가지 선택에 직면할 것이라며 "공장을 일시적으로 폐쇄하거나 자동차를 찍어내서 러시아나 멕시코로 내보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FT는 현대차의 충칭 공장 매각도 이와 관련한 하나의 사례로 들었다. 현대차는 2017년 충칭시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내연차 공장을 완공했지만 중국 시장이 전기차 위주로 재편되고 내연차 판매가 줄어들면서 지난해 말 이 공장을 매각했다.
지난해부터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격화된 가격인하 전쟁도 토요타, 폭스바겐, GM 등에 대한 압력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는 인기를 끌고 있는 전기차 출시에 뒤처지면서 BYD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에 의해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당하고 있다.
지난해 BYD는 전기차 302만대를 판매하며 중국 승용차 시장 1위를 차지했으며 상하이자동차, 지리, 창안, 광치아이안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판매량이 급증했다.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에 따르면 올해 1월 중국 로컬브랜드 점유율은 55%로 상승했다. 반면 독일(19.2%), 일본(16.7%), 미국(6.5%)은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현대차·기아 등 한국브랜드 점유율도 1.5%에 머물렀다.
최근까지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는 중국 기업과의 합작법인을 설립해야만 중국 시장에 진출이 가능했고 최대 지분율도 50%로 제한받았다. 2022년 이후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도 중국 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의 설립이 가능해졌다.
중국 내연차 판매가 줄자 중국 로컬 브랜드들은 저가 내연차를 러시아 시장으로 밀어내기식으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이 대부분 러시아 사업을 중단하면서 생긴 공급 공백을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재빠르게 채운 것이다.
중국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중국 내연차 공장에 대한 가장 큰 압력은 신설되는 전기차 공장에서 온다고 분석했다. 중국 신생 전기차 3인방 중 하나인 니오의 허페이 공장은 곧 연산 30만대 규모를 갖출 전망이다. GM 차이나에서 일했던 존 장 니오 생산공장 매니저는 "모든 중국 자동차 업체가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지만, 모두 성공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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