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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중 우연히 들어간 카페에서"…초대박 초코파이의 시작━
한국으로 돌아 온 오리온 연구원들은 곧 바로 신제품 개발에 돌입했지만 세상에 나오기 까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2년여에 걸친 실험과 개발을 반복하면서 실패를 거듭했다. 처음에는 소규모 수동식으로 만들었다. 당시 생산 규모는 월 2억~3억원 수준이었다. 제품 패키지(포장)도 푸른색으로 지금의 붉은색과 차이가 있었다.
폭발적인 초코파이의 성장은 시대적 배경과 맞물려 있다. 1960년대 경제개발계획 이후 1970년대 들어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식생활문화의 변화로 이어졌고, 소비자들은 좀 더 고급화되고 차별화된 과자를 원하기 시작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초코파이는 소위 만들기만 하면 팔리는 제품이었으며 '세상에 이런 과자도 있었구나'란 말이 나올 정도로 소비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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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장수 비결은 '품질'…23년 만에 찾은 최적의 수분함량 13%━
오리온이 찾아낸 최적의 초코파이 수분 함량은 13%다. 황금 비율의 핵심인 이 수치를 찾아낸 건 초코파이가 만들어 진지 23년 후인 1997년이다. 개발 배경은 흥미롭다. 오리온이 중국에 진출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던 1995년 '밀봉된 제품에 곰팡이가 발견됐다'는 소비자 민원이 발생하자 전량 리콜(회수)를 결정하고 10만개를 소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후 1년 간 신제품을 내지않고 최적의 수분함량을 찾는데만 몰두해 이 수치를 찾아냈다. 위기의 상황에서 기회를 만들어낸 셈이다.
초코파이는 이후 다양한 변신을 시도했다. 2016년 3월 오리온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초코파이 바나나'를 출시했는데, 초코파이 탄생 42년 만에 처음으로 내놓은 자매 제품이다. 2017년 '초코파이 딸기'를 시작으로 매년 봄마다 '초코파이 딸기&요거트', '초코파이 피스타치오&베리'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마시멜로 대신 크림을 넣은 제품을 선보였다.
오리온은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원료의 기본 배합 비율은 유지하면서 나라별 문화와 특성을 반영해 제품을 개발 중이다. 개발의 중추는 오리온 글로벌 연구소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베트남·러시아 시장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글로벌 통합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초코파이는 현재 60여개 나라에서 한 해 35억개 넘게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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