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가격은 오르고, 재생에너지 발전율 겨우 9%…속타는 기업들

머니투데이 이세연 기자 | 2024.03.17 09:20

[MT리포트] 지구온도 1.5℃ 위한 첫걸음 CFE

최근 2년간 REC 월평균 가격, 주요 기업 재생에너지 전환율, 국내 기업 RE100 참여 애로사항, 신·재생에너지 발전량과 발전 비율/그래픽=윤선정

기업들은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에 회의감을 표한다. 재생에너지만을 통한 전력 충당이 가능하겠느냐는 근본적 질문이 출발점이다. 공급 부족과 비싼 가격, 각종 규제 등 걸림돌이 상당하다. 기업들은 재생에너지와 더불어 탄소를 발생하지 않는 원전·연료전지 등을 포함한 개념인 CFE(무탄소에너지)로 눈길을 돌린다.

18일 신재생 원스톱 사업정보 통합포털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의 지난달 월평균 가격은 7만9323원이다. 2년 전 평균 가격(5만6036원)보다 42%가량 올랐다. REC 월평균 가격은 지난해 9월부터 8만원대를 육박하며 최근 4년 새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RE100을 선언한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다. 국내 기업들은 재생에너지를 조달하기 위해 주로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구매하거나 기존 전기요금과 별도의 '녹색 프리미엄'을 한국전력에 납부한다. 재생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며 기업 입장에선 만만찮은 비용을 내야 한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기업들은 RE100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비용 부담(35.0%)을 꼽는다. 관련 제도 및 인프라 미흡(23.7%), 정보 부족(23.1%) 등이 뒤따랐지만 무엇보다 높은 가격이 재생에너지 100%의 벽을 높게 만든다고 호소한다.

수요에 비해 모자란 공급이 가격상승을 유발한다. 글로벌 탄소중립 흐름으로 RE100 기업이 늘어나며 재생에너지 수요가 증가했지만 공급이 따라가지 못한다.

한국은 일조량과 바람이 부족한데다, 많은 인구가 좁은 국토에 살고 있어 재생에너지 발전 여건이 불리하다. 또 유럽연합(EU)이나 북미와 달리 전력계통이 고립돼 있어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 확대에 제약이 따른다. 발전비용이 미국의 3배, 영국의 2배에 이르는 이유다.


발빠른 국내 기업은 일찍부터 RE100을 선언했지만 재생에너지 전환율은 해외기업에 비해 더디다. 국내 배터리 업체 중 처음으로 RE100에 가입한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전체 소비전력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56%에 달해 주요 기업 중 유일하게 50%를 웃돌았다. 2위 삼성전자와 3위 SK하이닉스가 30% 안팎의 조달률을 보이는 가운데 4위 LG전자 5위 현대차의 조달률은 한 자릿수다.

같은 기업이더라도 한국 사업장의 재생에너지 전환율이 낮은 것은 어려운 한국의 상황을 방증한다. SK하이닉스 해외 사업장의 경우 2022년 재생에너지 100% 사용률을 기록하며 RE100을 달성했지만 국내 사업장에서는 전사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2021년 4%에서 2022년 29.6%로 올리는 데 그쳤다. 한국의 전체 발전량 중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율은 9.22%다. 발전량 자체가 턱없이 부족해 주요 기업의 수요에 대응하는 데도 벅찬 현실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수요기업으로부터 탄소감축을 요구받는 강도가 점점 높아지는데 RE100에 대한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며 "한국은 재생에너지 조달률이 낮은 반면, 원전의 비중이 높고 청정수소 등에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에 CFE가 현실성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해외 고객사들도 무탄소 에너지원을 사용하더라도 이를 탄소감축으로 인정해주는 국제적 인식 확대가 동반돼야 한다"며 "단순히 비용감축이 아니라 기업의 탄소중립 이행 속도를 높이는 현실적이고 빠른 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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