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통계국은 2월 신규 주택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1.4% 하락했다고 15일 밝혔다. 전월 0.7% 낙폭은 물론 시장 컨센서스인 0.3% 하락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중국 정부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백약이 무효인 분위기다. -1.4%는 지난 2023년 1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중국 신규 주택가격은 경기의 바로미터다. 중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던 지난 2016년 11월엔 월간 사상 최고치인 12.6% 상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하강하는 중국 경제를 반영하듯 1월까지 7개월 연속 속절없이 하락세를 보여왔는데, 지난달에도 빠졌다.
2월 집값의 대폭 하락이 특히 시장의 우려를 키우는 이유는 중국 정부가 연초 공격적으로 유동성 공급을 늘려왔기 때문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부동산 유동성 공급 루트로 여겨지는 5년물 LPR(대출우대금리)를 양회를 앞둔 지난달, 8개월 만에 25BP(0.25%p) 인하했다. 이에 앞서서는 은행 지급준비율을 한 번에 50bp 인하하는 강수를 뒀다.
둘 다 시장 예상을 큰 폭으로 뛰어넘는 행보였지만 2월 부동산 시장은 오히려 반대로 응답했다. 이는 부동산 매매 수요가 속절없이 축소되고 있다는 의미다. 수요가 끊기면 백약이 무효다.
양회를 앞두고 적극적으로 유동성 공급 확대 행보를 보였던 중국 정부도 잠시 쉬어가는 분위기다. 인민은행은 이날 만기가 도래한 4810억위안(약 89조원) 규모 1년물 MLF(중기유동성지원창구) 금리를 2.50%로 동결했다.
당초 시장에선 지준율 및 LPR금리 인하 기조를 따라 MLF 금리도 인하될거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판공성 인민은행 총재가 최근 직접 "풍부한 통화정책 도구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하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동결이었다. 최근 주식시장이 일부 살아나는 등 시장 유동성 공급에 따른 경기회복 분위기가 미약하나마 조성되면서 중국 정부가 금리인하 행보를 잠시 쉬어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같은 날 발표된 2월 부동산 지표가 급락하면서 중국 정부의 고심도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시장은 회복조짐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최근 무디스가 중국 부동산기업 완커에 대한 투자등급을 '투자부적격'으로 하향하는 등 중국 부동산 잔혹사는 계속되는 분위기다. 중국 정부가 비자발적 구조조정을 표방한다고는 하지만 지역경제에 충격을 주는 부동산 시장 상황을 마냥 두고보긴 어렵다.
지난 양회에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별다른 대안이 제시되지 않은 점도 시장의 우려를 키운다. 미국 WSJ(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부동산 문제 해결을 통해 중국 경제가 회복하기 위한 강력한 부양책과 관련해 양회에 기대가 컸다"며 "중국은 새로운 시각을 거의 제시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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