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주, 펀드와 표대결서 삼성물산 지지━
하지만 펀드 대리인으로 참석한 도현수 변호사(법무법인 린)는 "삼성물산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대표적인 사례"라며 "전례없이 많은 주주들이 우리를 지지했다. 삼성물산에 변화가 필요하단 얘기"라고 말했다. 자사주 취득 안건을 제안한 데 대해서는 "자사주를 55% 할인된 가격으로 취득하는 것은 주주들에 상당한 가치를 줄 수 있다"며 "자본을 가장 높은 수익률로 투자자에 배분할 수 있고, 한국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추진 기조에도 부합하는 등 단기적인 주주가치 제고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했다.
두 안건을 놓고 펼쳐진 표대결에서 웃은 곳은 삼성물산이다. 지난 한 달간 신경전이 무색할 정도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익 배당은 삼성물산 안건에 77%(1억600만주) 표가 몰렸다. 특히 5000억원 자사주를 취득하라는 펀드 연합측 안건에 대한 찬성표는 18%(2400만주)에 불과했다. 주총 시작부터 삼성물산 경영진과 각을 세웠던 주주 A씨도 "재원이 있으면 향후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게 신사업에 투자해야 한다"며 "이런 식으로 자사주를 취득하는 것은 주주들에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회사 편을 들었다. 결국 이날 주총에서 삼성물산은 주주들의 전폭적 지지에 힘입어 펀드연합의 공세에서 벗어났다.
━
배당·주가 불만 토로 ━
소액주주 질의로 주총 진행이 지체되자 주주 C씨는 "최고기업 삼성물산이 합병이전 주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의문으로 주가 문제가 해결되면 주총장은 축제가 될 것"이라며 "문제는 주가이며 답도 주가"라고 말했다. 이날 삼성물산 주총은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쏟아지면서 1시간52분 동안 진행됐다.
배당 기준과 자사주 정책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주주 D씨는 "삼성물산 수익은 자체 사업과 관계사 매출로 나뉘는데, 이중 자체 사업 영업이익이 작년부터 올해까지 계속 늘었다"며 "관계사 수익만 가지고 배당을 하는 것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주주 E씨는 "왜 이렇게 자사주를 많이 가지고 있느냐"며 "이 돈을 은행에 넣으면 이자 5%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오 사장은 "자사 자본배분 정책의 최우선은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주주가치 제고로, 사업에 대한 투자없이 이룰 수 없다"며 "주주들의 의견을 참고해 향후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정할 때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는 2022년부터 업그레이드 된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며 "실적 성장을 지속하면서 시장 신뢰를 받고 있고, 작년 하반기부터 주가도 회복하고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