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시술 26년 후 "친아들 아냐" 충격 결과…의사는 황당 변명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 2024.03.14 14:14
엉뚱한 정자로 시험관 시술을 한 사진이 26년만에 드러났지만 병원과 의사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엉뚱한 정자로 시험관 시술받은 사실을 뒤늦게 알고 병원과 의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이들은 책임을 회피하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14일 시험관 시술받은 A(50대)씨 부부에 따르면 이들은 2022년 9월쯤 서울의 B 대학병원과 과거 이 병원에서 근무했던 C 교수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소송은 변론기일 단계로 이 과정에서 B 병원 측은 시험관 시술 상황에서 A씨가 자연임신을 했을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A씨가 시험관 시술을 앞두고 외도했을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이에 대해 A씨는 "시험관 시술 직후 건강 문제와 유산 우려로 곧바로 입원했다"며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B 병원 측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법률대리인을 앞세워 위로금 1000만원을 제안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C 교수 역시 대리인을 앞세워 '기억 안 난다' '모른다'는 입장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의 연락에 답장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정상이 아닌 사람 연락인 줄 알았다'고 답했다고 한다.
1996년 B병원에서 시험관 시술 당시 A씨 진료 기록 사본. /사진=A씨 제공
A씨 부부는 1996년 B 병원 산부인과에서 C 교수 주도하에 진행된 시험관 시술을 통해 이듬해 아들을 얻었다. 이후 아들이 다섯살쯤이던 2002년 간염 항체 검사를 위해 소아과를 찾았다가 아들 혈액형이 부부와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부부는 모두 B형인데 아들에게서 A형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C 교수는 영어로 된 문서를 내밀며 시험관 시술하면 종종 돌연변이로 부모와 다른 혈액형을 가진 아이가 태어난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황당한 말이었지만 당시 부부는 그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그렇게 아들은 성인이 됐고 A씨 부부는 부모와 혈액형이 다른 점에 관해 설명을 해주고 싶어 2022년 초 C 교수에게 연락해 과거 보여줬던 자료를 요구했다. 그동안 가끔 안부를 물으며 연락을 주고받았던 C 교수는 이때를 기점으로 어떤 답도 내놓지 않고 그대로 잠적했다.

답답한 마음에 병원 측에도 문의했지만 '도와줄 수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고 한다. 부부는 결국 유전자 검사를 받았고 친부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과학적 결과를 받게 됐다. 시험관 시술 26년 만에 드러난 진실이었다.

A씨는 "진심 어린 사과와 진실 규명을 목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도 B 병원과 C 교수는 계속 책임 회피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들도 모든 사실을 알고 있다"며 "아들은 '나한테 잘못된 시술이 발생했다면 또 다른 누군가도 이같은 일을 겪었을 테니 반드시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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