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시험관 시술받은 A(50대)씨 부부에 따르면 이들은 2022년 9월쯤 서울의 B 대학병원과 과거 이 병원에서 근무했던 C 교수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소송은 변론기일 단계로 이 과정에서 B 병원 측은 시험관 시술 상황에서 A씨가 자연임신을 했을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A씨가 시험관 시술을 앞두고 외도했을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이에 대해 A씨는 "시험관 시술 직후 건강 문제와 유산 우려로 곧바로 입원했다"며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B 병원 측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법률대리인을 앞세워 위로금 1000만원을 제안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C 교수 역시 대리인을 앞세워 '기억 안 난다' '모른다'는 입장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의 연락에 답장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정상이 아닌 사람 연락인 줄 알았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C 교수는 영어로 된 문서를 내밀며 시험관 시술하면 종종 돌연변이로 부모와 다른 혈액형을 가진 아이가 태어난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황당한 말이었지만 당시 부부는 그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그렇게 아들은 성인이 됐고 A씨 부부는 부모와 혈액형이 다른 점에 관해 설명을 해주고 싶어 2022년 초 C 교수에게 연락해 과거 보여줬던 자료를 요구했다. 그동안 가끔 안부를 물으며 연락을 주고받았던 C 교수는 이때를 기점으로 어떤 답도 내놓지 않고 그대로 잠적했다.
답답한 마음에 병원 측에도 문의했지만 '도와줄 수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고 한다. 부부는 결국 유전자 검사를 받았고 친부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과학적 결과를 받게 됐다. 시험관 시술 26년 만에 드러난 진실이었다.
A씨는 "진심 어린 사과와 진실 규명을 목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도 B 병원과 C 교수는 계속 책임 회피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들도 모든 사실을 알고 있다"며 "아들은 '나한테 잘못된 시술이 발생했다면 또 다른 누군가도 이같은 일을 겪었을 테니 반드시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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