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구하다 순직한 소방관, 아버지는 평생 모은 5억 기탁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 2024.03.13 17:12
지난 12일 오전 대구 강북소방서에서 소방영웅 김기범 장학금 기탁식 행사가 열렸다. /사진=뉴스1(소방청 제공)
26년 전 실종된 여중생 수색에 나섰다 순직한 고(故) 김기범 소방교 아버지가 평생 모은 5억원을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해당 장학금은 순직 소방공무원 자녀 등의 장학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소방청은 지난 12일 오전 대구 강북소방서에서 '소방영웅 김기범 장학기금 기탁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 소방교(당시 26세) 아버지 김경수(80)씨는 소방공무원 유족 단체에 5억원을 기탁했다.

'소방영웅 김기범 장학기금'은 1998년 김경수씨가 소방청장에 보낸 편지 한 장으로 시작됐다. 그는 편지로 외아들을 잃고 한평생 검소하게 살면서 모아온 5억원을 아들의 이름으로 국가유공자 후손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의 뜻에 따라 김기범 장학기금은 매년 순직 소방공무원 자녀와 군위군대한전몰군경유족회 후손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김경수씨는 "아들이 소방관 시험에 합격했던 날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부모에게 살갑던 아들이었음을 자랑했다.


그는 "한평생을 그리워하며 살았고 아들이 영원히 기억되길 바랐는데, 이렇게 아들 이름의 장학금이 마련돼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했다.

대구소방본부는 김경수씨의 훌륭한 뜻에 대한 보답으로 김경수씨를 대구소방본부 명예 소방관으로 위촉했다.

김조일 소방청 차장은 "아픔에서 그치지 않고, 같은 아픔을 겪은 순직 소방공무원들의 유자녀들이 함께 일어설 수 있도록 용기 내 주신 아버님의 숭고한 뜻에 감사드린다"며 "고 김기범 소방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조직 차원에서도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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