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수확한 양파를 식탁 위에…CA 냉장고, 물가 잡기 대안 될까

머니투데이 하수민 기자 | 2024.03.13 15:40
롯데 신선품질혁신센터에서 CA저장양파를 작업하는 모습. /사진제공=롯데쇼핑

물가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형마트들이 CA(Controlled Atmosphere) 저장 기술을 활용해 장바구니 부담 줄이기에 나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농수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시금치와 애호박, 무 등 밥상 재료로 많이 쓰이는 주요 채소 가격이 평년 대비해 최대 40% 상승했다.

시금치(100g) 소매 가격은 827원으로 평년 대비 약 40% 상승했고 무 한 개의 경우 1890원으로 10% 이상 상승했다. 이같은 채소 가격 상승은 이상 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으로 출하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소비자들의 채소 구매 부담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 속에 농림축산식품부도 전날(12일) 기획재정부, 해양수산부 등 정부 부처와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하나로마트, GS리테일 등 5개 대형 유통업계와 간담회를 진행하고 물가 안정 협조 요청에 나섰다.

이에 대형 유통업계는 지난해에 수학한 뒤 CA 저장 기술을 활용해 보관하고 있던 작물을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등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 줄이기에 나섰다.

CA 저장이란 온도, 습도, 공기 중의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농도 등을 조절해 농산물의 노화를 억제, 수확했을 때의 맛과 신선도를 유지하는 저장방식이다. 또 가격이 오르기 전 수확해 보관하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보다 저렴한 수준에 상품을 제공할 수 있어 유통업체의 신선식품 솔루션 중 하나로 꼽힌다.

CA 저장 기준을 살펴보면 소비자 가장 많이 구매하는 품목이거나, 양파와 같이 시중 유통 말기에 품질 저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이 주로 보관된다. 저장 기간은 사과, 양파 등의 경우 최장 8개월, 배추의 경우 최장 5개월 정도다.


롯데마트의 경우 신선품질혁신센터에서 약 1000톤의 농산물을 저장할 수 있는 CA 저장고를 운영 중이다. 앞서 여름 수박을 테스트 보관했으며 오는 14일부터는 CA에 보관해두고 있던 양파를 시중 대비 30% 이상 저렴하게 판매할 예정이다. 올해 초부터는 시금치 CA 보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CA 저장 기술을 처음으로 수입해 들여온 이마트의 경우도 자체 신선 물류센터인 후레쉬센터를 통해 지난해 6월 수확한 양파를 약 1100톤가량 저장, 오는 3월 말까지 저렴하게 판매에 나선다.

국내 CA 저장 기술도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국내 CA 저장 기술을 개발·연구 중인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월동 배추, 봄배추를 CA 저장고에 저장하는 현장 적용 시험을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고도화된 CA 저장 기술이 유통 업계의 수급 조절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물가 잡기의 완전한 대안이 될 수는 없다고 말한다. CA 저장 기술은 수확 후에 진행되는 관리 공학 영역이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작황이 좋지 않으면 CA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쓸일이 없다"면서도 "앞서 CA 저장 기술을 통해 보관됐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게 되면 고물가 시기의 고객들 장바구니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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