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둔화에 맞서 동남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에서 판매 허가를 받아 모델3과 모델Y 판매를 시작했고 충전 시설도 구축하고 있다. 동남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태국에서도 사업 확장을 논의 중이다. 태국 정부 관계자는 이달 앞서 테슬라가 지난해 부지 조사 후 잠재적인 공장 설립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테슬라와 동남아시아 시장을 선점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의 정면 대결도 불가피해졌다. 중국 기업들은 당초 자국 시장을 주무대로 활동했지만 과잉 생산과 가격 경쟁 속에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이제 막 움트기 시작한 현지 전기차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은 지난해 2분기 기준 현지 시장 점유율이 75%에 육박한다. 1년 전 38%에서 대폭 성장했다.
테슬라의 최대 경쟁사로 꼽히는 비야디의 경우 동남아 전기차 시장의 약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몸집이 커진 상태다. 비야디는 지난해 2분기 26%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고 테슬라는 8%에 그쳤다.
시장 공략 전략은 서로 다르다. 테슬라가 직접 소비자에 판매하는 방식이라면, 비야디는 현지 대기업과 파트너 관계를 구축해 소비자에 접근하고 복잡한 정부 규제도 헤쳐 나가는 식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동남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1%에 못 미칠 정도로 작은 수준이지만 급격한 성장률과 6억5000만명 넘는 인구를 바탕으로 한 성장 잠재력으로 전기차 기업들의 유망 시장으로 부상했다. 미국 투자은행 나티식스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동남아 비중은 지난해 2분기 기준 0.65% 수준으로 집계된다. 그러나 빠른 성장률은 무시하기 어렵다.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895% 폭증했다. 신차 판매량 가운데 전기차 비중도 전분기 3.8%에서 6.4%까지 커졌다.
동남아 정부도 전기차 산업 키우기에 적극적이다. 태국은 2030년까지 무공해 차량 생산이 태국 전체 자동차 생산의 30%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에 보조금과 세금 감면 등을 통해 투자를 유지하고 있다. 2027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주요 생산국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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