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설탕값'에 먹거리물가 비상…할당관세 연장 검토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 2024.03.12 14:16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사진은 1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설탕 제품 모습. /사진= 뉴스 1

국제 설탕 가격이 15개월째 오름세를 보이면서 국내 먹거리 물가도 비상이다. 전 세계적인 이상 기후로 주요 생산국의 작황 여건이 나빠진 탓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설탕물량의 상당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정부는 수입 가격을 누르기 위해 상반기까지 예정된 설탕·원당에 대한 관세 면제를 연장할지 검토한다.

12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월 세계식량지수 가운데 설탕 가격지수는 140.8로 전년동월 대비 15.6% 상승했다. 15개월 연속 오름세다.

세계식량가격지수가 전년동월 대비 13.8% 하락했음에도 설탕 가격만 유독 고공행진하고 있다.

최근 가격 상승은 주요 수출국인 브라질의 지속적 강우량 부족으로 생산 차질이 나타난 탓이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주요 수입국인 태국과 인도에서도 생산량 감소가 전망된다.

지난해에도 인도·태국은 가뭄 등 이상기후로 사탕수수 수확량이 줄었다. 지금처럼 작황 여건이 좋지 않으면 향후 수출을 제한할 가능성도 있다.


통상적으로 국제 설탕 가격이 국내에 반영되기까지 3~6개월이 걸린다. 이에 국내 설탕 가격도 높은 상승세다. 지난달에만 20.3% 상승했다. 지난해 8월(13.9%)부터 10%대 상승률을 보였다.

수입 가격이 오르면서 기획재정부가 설탕에 대한 할당관세를 재연장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세제 당국은 상반기까지만 설탕은 5만톤까지, 설탕의 원료인 원당은 전량에 관세를 매기지 않기로 했다. 최근 설탕 가격 오름세를 고려하면 하반기에도 탄력 관세를 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설탕 가격이 요동치면 설탕을 원료로 하는 식품 가격이 연달아 오르는 '슈거플레이션'(Sugar+Inflation)이 걱정된다. 국내 설탕 수급 구조는 제당사에서 원당을 수입, 설탕을 생산한다. 이 중 대부분은 △음료 △제과 △제빵 등 식품업체에서 소비된다. 설탕 가격이 치솟으면 가공식품 등 먹거리 가격 전반에 영향을 준다.

아울러 설탕을 제외한 세계 식량 가격은 하락했지만 국내 밀가루·소면·콩기름 등 국내 식자재 가격 인상은 이어졌다. 일각에선 기업의 과도한 이윤 추구로 물가가 오르는 '그리드플레이션'(Greedflation)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부 품목에 대한 할당관세 연장 여부에 대해선 정해진 바 없다"면서 "관계부처 건의를 받아 논의한 이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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