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로이터 및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포르투갈 총선 결과 중도우파 성향 사회민주당(PSD)과 소수 보수정당 2개로 구성된 민주동맹(AD)이 개표율 98.98% 수준에서 29.5%의 득표율로 1당을 확정지었다.
집권 여당인 중도좌파 사회당(PS)은 28.7%를 얻었다. 사회당은 2022년 총선에서 41%의 지지를 받았으나 지지율이 크게 빠졌다. 개표 과정에서 격차를 좁혀 접전을 벌였지만 1% 미만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의석수로는 민주동맹이 79석, 사회당은 77석이다. 수십 년간 번갈아 가며 집권해온 두 정당 모두 이번 총선에서 과반(전체 230석 중 116석)을 얻지 못했다.
주목할 점은 극우정당 셰가의 약진이다. 민주동맹과 사회당이 모두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셰가당이 연립정부 구성의 캐스팅보트를 쥔 킹메이커로 떠올랐다.
3위를 기록한 셰가당은 득표율 18%로, 이번 선거의 진정한 승자로 꼽힌다. 2022년 총선 7.2%의 3배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 창당 5년 만의 성과다. 변호사이자 축구전문가인 앙드레 벤투라 대표가 사회민주당을 탈당한 뒤 2019년 창당한 셰가는 2019년 총선에서 1석, 2022년 총선에선 12석에 그쳤으나 이번에는 48석을 확보하며 의석수를 4배로 늘렸다.
포르투갈 총선 결과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난 2년간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선거에서 보이던 우경화 경향이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앞서 이탈리아, 그리스, 스웨덴, 핀란드 등에서 보수당이 승리하거나 연립정부를 구성해왔다"며 "포르투갈 총선도 우파의 진전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한편 포르투갈은 지난해 11월 사회당의 안토니우 코스타 총리가 비서실장 등 측근들이 에너지 개발과 관련한 비리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이번에 조기 총선을 실시했다. 이번 선거 투표율은 66.2%로 지난 총선(51.5%) 때보다 크게 올랐다. 마르셀루 헤벨루 드소자 포르투갈 대통령은 향후 며칠간 정당들과 협의 후 새 총리를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지명된 새 총리가 정부를 구성하는 데에는 1~2주가 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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