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PF '부천 군부대 사업장' 처리안 제출도 못했다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24.03.08 05:20
부천 오정동 군부대 이전 도시개발사업 개요/그래픽=김다나
태영건설의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장 59곳 가운데 경기 부천시 오정동의 군부대 개발사업장이 아직 처리방안을 제출하지 못했다. 금융회사뿐 아니라 국방부와 부천시 등 이해관계가 복잡해 처리계획이 지연된다. 본PF 단계의 사업장들은 대부분 사업을 계속하는 쪽으로 제출했으며 토지매입 단계인 브릿지론 18곳 중 상당수는 정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 PF사업장 59곳의 대주단은 대부분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사업장 처리방안을 제출했다. 다만 부천시 오정동의 군부대 이전 개발사업장은 유일하게 처리방안을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오정동 개발사업은 이곳에 위치한 군부대를 2025년까지 이전하고 2028년까지 4000가구의 아파트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도시개발로 얻은 이익을 담보로 군부대시설을 이전한다. 민간시행자는 태영건설이 지분 69%를 보유한 네오시티다.

태영건설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사업에는 총 3000억원 규모의 PF대출이 나가 있다. 자금을 가장 많이 투입한 한국투자증권은 골프장 루나엑스컨트리클럽을 담보물로 잡아 "자금회수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방부가 소유한 땅을 부천시가 넘겨받으면서 필요자금을 네오시티가 투입하는 형태의 사업인데 아직 네오시티가 해당 부지를 매입하지 못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브릿지론 단계로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네오시티는 사업권만 보유했다. 지난해 한 차례 사업권 매각을 추진했으나 불발됐다.


분양가격 8억원에 4000가구를 공급할 경우 3조원 넘는 돈이 들어온다. 사업비 2조원만 투입해도 큰 차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분양률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천시와 국방부 등 이해관계자가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오정동 사업장의 처리방향이 하루, 이틀 안에 나오긴 어려울 것"이라며 "사업성을 어떻게 볼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본PF 단계의 사업장은 대부분 사업을 계속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특히 신용대출을 해준 채권자는 사업을 중단하면 대출액의 10% 수준으로 출자전환돼 손해를 볼 수 있어 사업진행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서울 강서구 마곡CP4블록 사업장은 지난달 26일 처리방안을 일찌감치 제출했다. 대주단은 태영건설 요구에 따라 약 37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투입을 결정했으나 대출금리는 8.5%에서 추가 조정하는 문제로 협의 중이다.

반면 브릿지론 단계의 18개 사업장은 사업기간이 2년 이상 지연된 곳은 대부분 경공매를 통해 정리하는 수순이 될 전망이다. 이밖에 대출만기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개시 예정 시점인 오는 4월 이후인 사업장은 '미결정'으로 일단 처리방안을 제출했다.

부천 군부대 이전 및 도시개발사업/그래픽=김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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