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우리 K바이오가 달라졌어요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 2024.03.08 05:30
통합 셀트리온과의 합병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사라진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빈 자리를 대신할 바이오 대장주에 대한 관심이 적잖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주춤해진 시장 관심과 이차전지에 주도업종을 내준 바이오 업계 입장에선 무게감 있는 대장주가 더욱 그리운 시점이다.

기업가치 변동폭이 심한 업종 특성상 어떤 기업이든 후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코스닥 바이오 대장주는 단순한 시가총액 그 이상이 요구된다. 여타 바이오 기업과 달리 얼마나 탄탄한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2017년 상장 이후 장기간 대장주 자리를 지킬 수 있던 배경은 셀트리온의 해외 사업을 담당하며 거둬들인 가시적 실적이다.

이는 초기 임상 연구에 대한 기대감과 단기 테마에 휩쓸려 몸값이 요동치는 바이오 기업 홍수 속 업계를 향한 시장 신뢰를 받치는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코스닥 시총순위 상단에 자리잡은 HLB와 알테오젠의 행보는 눈에 띈다. 두 기업은 모두 글로벌 무대에 도전하는 항암신약과 제형변경 플랫폼 기술 성과 기대감으로 일찌감치 시장에서 주목받던 유망 기업들이다.

두 회사는 최근 기대감을 성과로 증명하고 있다. 알테오젠은 앞서 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던 글로벌 대형 제약사 머크가 독점적 지위을 얻기 위해 웃돈을 얹었고, HLB는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 미국에서 항암신약 허가를 가시권에 두고 있다.


이에 두 회사 모두 최근 나란히 시가총액 10조원을 돌파하며 코스닥 3위를 놓고 경쟁 중이다. 불과 1년 전 시총 3조원도 안되던 기업들인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 상승폭이다.

이쯤되면 시장은 추가 기대감 보단 우려를 쏟아낸다. 기대감만으로 몸값을 급격히 끌어올렸던 바이오 기업 대부분이 모범적인 사례를 남기지 못했던 탓이다. 하지만 최근 양사에 대한 시장 시선은 '더 할 수 있다'는 다소 익숙하지 않은 반응이 주를 이룬다. 근거와 실체있는 기대감이 주는 안정감 덕이다.

여전히 양사가 최종적으로 현재 시장의 기대를 충족할 것이라고 그 누구도 장담할 순 없다. 다만 두 기업의 가치가 커지는 과정은 업계가 염원하고, 시장이 바라던 성숙한 구조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어쩌면 '겨우' 한 발일 수 있고, 갈 길도 여전히 멀다. 그럼에도 사뭇 달라진 이 분위기가 낯설면서도 몹시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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