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인기에 고개 숙인 세단…K4, 명맥 이을 구원투수 될까?

머니투데이 김도균 기자, 강주헌 기자 | 2024.03.08 06:31
2024년 2월 신차 판매 차종별 TOP10. /그래픽=윤선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돌풍에 세단의 몰락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국산 승용차 시장 판매량 1위였던 현대자동차의 대표 세단 '그랜저'가 지난달 9위라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완성차업계는 SUV 생산 라인을 늘려 고객 수요에 대응하면서도 세단은 경쟁력 있는 차종 위주로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8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신차 등록된 SUV는 총 5만8425대로 지난해 같은 달 5만5046대에 비해 6.1% 늘어났다. RV는 같은 기간 5.6% 증가한 1만1322대로 집계됐다. 반면 세단은 지난달 2만4180대가 판매돼 전년 동월 4만2287대와 비교하면 42.8% 감소했다.

지난달 국산 신차 등록 상위 10개 차량 중 8개가 SUV 또는 RV(레저용차량)였다. 1위부터 7위까지는 SUV·RV가 차지했다. △1위 기아 쏘렌토(SUV) △2위 기아 카니발(RV) △3위 현대차 싼타페(이하 SUV) △4위 기아 스포티지 △5위 제네시스 GV80 △6위 기아 셀토스 △7위 레이(RV) 순이다.

10위권에 든 세단은 각각 8위와 9위에 오른 제네시스 G80과 현대차 그랜저 두 차종뿐이었다. G80과 그랜저는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각각 22.9%, 65.4% 감소해 3356대, 333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산·수입을 망라해 판매량 1위였던 그랜저는 지난 1월 5위를 기록했다가 이번엔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국내 판매 신차 외형별 비중 추이/그래픽=윤선정
SUV·RV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매년 판매되는 신차 시장에서 세단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 2017년 판매된 신차 155만여대 중 세단 47.2%, SUV 32.8%였으나 점차 간격이 좁아지다가 2020년 처음으로 SUV(43.3%)가 세단(41.7%)을 역전했다. 지난해에는 SUV가 53.3%로 절반을 넘겼고 세단은 32.9%로 떨어졌다.

SUV가 기존 장점인 넓은 적재 공간, 안전성에 더해 승차감으로 대표되는 세단의 장점을 흡수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SUV는 차체가 높아 운전 시야 확보가 용이하고 차체가 단단해 안전성이 높았지만 승차감, 소음 등은 단점으로 꼽혔다"며 "최근에는 도심형 SUV로 변모하며 조용해지고 안락해져 세단의 비교 우위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완성차업계는 시장 수요에 대응해 세단의 생산을 줄이는 대신 SUV·RV를 더 만들고 있다. 기아는 2017년 소형 세단 프라이드를 내수 시장에서 단종했고 현대차는 2019년 같은 차급 엑센트를 국내에서 단종했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제네시스 세단 생산라인에 SUV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추가하는 공사에 들어갔다.

업계의 세단 판매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다. 기아는 올해 하반기 준대형 세단 K8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한다. 업계에서는 준중형 세단 신차 K4 출시도 거론된다. 준중형 세단은 생애 첫 차를 구매하는 사회초년생이나 업무용·출퇴근 수요가 꾸준한 차종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 특성상 준대형 이상 세단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며 "가격 경쟁력이 있는 준중형 세단도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통해 판매량을 지속해서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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