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에 "무급휴가 써라" 허리띠 조이는 병원들…제약사도 '비상'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 2024.03.06 14:18

수술 절반 '뚝' 매출 급감…제약사·병원, 비상경영 돌입

전공의 집단사직 기간 8개 상급종합병원 의료수입액·병상가동률 비교/그래픽=조수아
의료대란 사태가 길어지면서 대형병원은 물론 제약사까지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다. 대형병원은 전공의 집단사태 이후 수술이 50% 가까이 줄어들면서 매출이 급감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등 비상경영에 들어간 상황이다. 2020년 의료계 파업 때보다 여파가 크다는 전언이다.

전공의 집단사직이 시작된 지 16일째인 6일 의료계와 의약품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상급종합병원 등 대형병원 관련 의약품 매출이 지난달 20일 전공의들의 집단사직 이전 평시와 비교해 20~30% 정도 줄었다. 일반 의원급 등 관련 매출은 큰 변동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의사 인력 부족으로 대형병원들이 외래와 수술 진료를 줄이면서 대형병원 원내와 인근 약국의 의약품 수요도 줄었다"며 "의원 관련 의약품 매출은 평시와 비슷해 전체적으로 의약품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제약 관련 기업의 매출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병원의 타격은 더 크다. 외래 진료가 30% 정도, 수술 일정은 50%까지 줄면서 의료수익이 급감하게 된 것이다. 실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전체 상급종합병원의 수술은 약 50% 감소, 신규 환자 입원은 24%, 외래환자 수는 30% 각각 감소했다. 대한병원협회 조사에 따르면 전공의 사직 기간인 지난달 20~27일 8개 상급종합병원의 의료수입액은 1281억1273만원으로 전년 동기 1528억8434원 대비 16.2%(247억7161만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병상가동률은 78.8%에서 55.3%로 23.5% 줄었다. 최근 병상가동률은 50% 가까이 급감했다는 설명이다.


한 '빅5' 병원 관계자는 "외래와 수술, 입원이 줄면서 당연히 매출까지 감소하게 됐다"며 "안 그래도 의료손익이 얼마 나지 않는 상태였는데 사태가 장기화되면 앞으로 병원 운영이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상경영으로 '무급휴가' 돌입한 대형병원들/그래픽=이지혜
일부 병원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가에 들어갔다. 병원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인건비 등을 절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4일 사무·보건·기술·간호직 등 일반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시적 무급휴가를 허용한다고 공지했다. 희망자는 1일 단위로 1개월 이내에서 무급휴가를 쓸 수 있다. 서울대병원도 지난 4일 병동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1주일 단위 단기 무급 특별휴가 제도를 시행했다. 경희의료원도 지난 4일부터 간호사 등 전체 일반직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병원협회 관계자는 "2020년 의료계 파업 때보다 여파가 큰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에는 코로나19 진료도 하고 중증질환자를 위한 응급실은 계속 어느 정도 운영됐는데 이번에는 응급실 운영도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응급환자와 중증질환자 등에 대한 수가 가산을 해주고 있는데 병원에 큰 도움은 안 되는 것 같고, 재정 부담을 병원이 오롯이 감당해야 한다"며 "조속히 문제가 해결돼야 하고, 정부가 병원에 대한 유동성 지원 등도 필요하다면 고민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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