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2007년 6월 말 스마트폰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동시에 앱스토어라는 플랫폼도 구축해 사실상 독점의 이익을 누려왔다. 앱 내 결제로 사실상의 통행세인 판매 수수료를 30%가량 붙인다.
앞서 2019년 스포티파이가 앱 내 결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후 애플은 2022년 초 스포티파이 등 음악 서비스 앱에 대해서 인앱결제 아닌 웹페이지를 통한 결제를 허용했지만, 사용자에게 이를 알리는 것을 막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EU 측은 과징금과 함께 앱스토어가 아닌 외부 경로를 통해서 스포티파이 결제가 가능함을 서비스에서 알릴 수 있도록 시스템을 수정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번 EU의 결정은 17년간 이뤄진 애플 패권을 부정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더 이상 애플의 선도적 지위로 인한 자릿세를 간과하지 않겠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결정에 대해 "마침내 전 세계적으로 빅테크 억제하기 위한 전환점이 나타났다"고 평하고"앱스토어는 전 세계 단일 매장의 성격이었지만, 이제 국경에 따라 제각각인 매장으로 분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U의 규제 외에도 이미 한국과 미국, 영국, 일본, 호주 등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애플은 여러 악재를 맞고 있다. 지난주에는 10년간 투자해왔던 자율주행전기차 프로젝트를 폐기하고 생성형AI에 집중한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AI 대응은 늦은 상태라는 지적이 있다. 이에 앞서 최근 발표한 애플비전프로는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3000달러(400만원) 이상의 디바이스를 구매해 증강현실을 체험해본 이들 다수가 어지러움증 등을 호소하면서 반품에 나서서다. 여기에 최대 판매시장이던 중국에서는 미중분쟁의 여파로 올 들어 아이폰 판매가 25%가량 급감했다.
미국 매체들은 애플이 스마트폰 관련 이익에 취해 경쟁사들이 생성형AI를 개발하는 동안 엉뚱한 곳에 투자를 해왔다고 지적한다. 애플 주가는 올 들어 9% 하락했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즈는 아직 애플에 기회가 있다고 대변했다. 애플이 스마트 비서 서비스 '시리' 등을 통해 이미 AI 인프라의 기본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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