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계 낸 의대생 솔직 고백 "의대, 폐쇄적…다른 의견 내기 어렵다"

머니투데이 민수정 기자 | 2024.03.05 15:35
다생의 인스타그램 소개글./사진=다생의 인스타그램 캡처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들을 의대생·전공의라고 소개한 집단이 의대생 동맹휴학과 전공의 파업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글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게시글을 올린 이 계정의 이름은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다생의)'로, 정부와 의사 간 대립 속에서 주장을 펼칠 공간이 없는 의대생·전공의를 위해 계정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해당 계정은 현재까지 두 명의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달 29일 한 대학병원 흉부외과 전공의 A씨는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해 환자들이 불안해하고 있으며 병원 직원들도 늘어난 업무와 월급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또 현재 전공의 사직이 유일한 해법이었는지 의문을 드러냈다. 이어 "필수과와 기피과라는 말이 생겼고 여전히 지역에는 사람이 부족하다"며 "필요한 곳에 의사가 충분해야 환자도 보다 안전하게 진료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추진하는 정부 방식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실제로 필요한 곳에 의사를 늘리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공공의료기관과 의과대학을 중심으로 정말로 필수과와 의료사각지대에 근무할 의대생과 의료인을 뽑아야 한다"며 "비급여를 규제해 필수 의료 인력의 유출을 막고 누구든 주머니 사정과 관계없이 믿고 진료받는 의료환경을 구축하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A씨는 "모두가 알지만 논의되지 못했던 의료 현장의 여러 문제를 시민들이 어느 때보다 뜨겁게 말하고 있다"며 "이런 논의의 바탕에는 '내가 사는 이곳에서 나와 가족들이 좀 더 안전하게 잘 치료받고 싶다'는 사람들의 마음이 있다"고 말하며 의사와 정부의 대립에서 벗어나야만 보다 나은 논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다생의 인스타그램 속 전공의·의대생의 사연 일부분./사진=다생의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4일에도 비수도권 의대생 B씨가 글을 올렸다.

집단행동 차원에서 휴학계를 제출했다는 B씨는 가장 먼저 의과대학의 폐쇄적인 성격을 꼬집었다. 그는 "의과대학 학생들은 다른 의견을 내는 데 익숙지 않다"며 "의대생들은 저학년 때부터 동료들과만 어울리며 폐쇄적인 의대생, 의사 집단의 세계관을 내면화한다"고 말했다.

B씨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성명서와 동맹휴학으로만 표현되는 평면적인 의견과 달리 의대생 모두 각기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비판적 사유를 억압하는 지금의 의대 문화는 예비 의료인들을 키우는 환경으로서도 결코 좋지 않다"며 "의대생일 때 의대 내부의 다원성을 이해할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이 의사가 돼서 환자 집단의 다원성을 성숙하게 이해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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