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트블루, 미국 당국의 합병 저지에 "휴~"? 주가 되레 올랐다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4.03.05 13:32
미국 저비용 항공사 제트블루가 스피릿항공과의 38억달러(약 5조593억원) 규모 인수합병(M&A)을 취소했다. 미 경쟁 당국이 경쟁력 저하와 소비자 손해 등을 이유로 이들의 합병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 제트블루는 이번 합병 취소로 스피릿항공을 흡수해 미국 5대 항공사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 무산됐다. 또 계약 파기로 스피릿항공 측에 위약금 6000만달러도 지불해야 한다. 다만 일부 소식통에 따르면 제트블루 측은 스피릿항공과의 합병 취소를 내심 기대했고, 이번 결과에 안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저가항공사 제트블루과 스피릿항공 간 인수합병(M&A)가 규제당국의 제동에 계약 체결 약 2년 만에 취소됐다. /AP=뉴시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조안나 게라티 제트블루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연방법원의 판결 및 법무부의 지속적인 반대로 스피릿항공과 합병을 추진할 수 있는 승인을 받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그는 "항소심에서 판결이 뒤집힌다고 해도 7월 24일까지 규제(경쟁)당국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길이 보이지 않는다"며 스피릿항공과의 인수합병 취소를 알렸다.

테드 크리스티 스피릿항공 CEO도 성명을 통해 "현재의 규제 장애물로 인해 (제트블루와) 인수합병 계약에 따른 거래를 적시에 마무리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제트블루와 인수합병 취소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제트블루는 앞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합병 계약이 2월28일 이후 취소될 수 있음을 스프릿항공 측에 전달했다.

제트블루는 지난 2022년 7월 스피릿항공과 38억달러 규모의 인수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양사는 인수합병을 통해 공급과잉, 운임하락, 비용 증가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국 5대 항공사로 발돋움할 계획이었다. 특히 제트블루는 합병을 통해 항공기 200대, 조종사 3000명 확보를 기대했었다.

미국 저가항공사 제트블루과 스피릿항공 간 인수합병(M&A)가 규제당국의 제동에 계약 체결 약 2년 만에 취소됐다. 4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1개월 간 스피릿항공 주가 추이 /사진=블룸버그
그러나 규제당국의 제동에 양사의 인수합병은 계약 체결 약 2년 만에 취소됐다. 미 법무부는 지난해 뉴욕주·매사추세츠주·워싱턴DC 당국과 함께 양사의 인수합병을 저지할 목적으로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1월 연방법원은 양사의 합병이 경쟁을 떨어뜨려 소비자에 손해를 줄 수 있다며 법무부의 손을 들어줬다. 제트블루와 스피릿항공은 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결국 양사는 인수합병 계획 취소에 합의했다.

로이터는 "양상의 거래가 성공했다면 미국에서 5번째로 큰 항공사가 탄생하고, 유동성 부족과 부채로 어려움을 겪는 스피릿항공의 생존도 보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거래 취소로 이런 기회가 모두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해당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로이터에 제트블루 경영진은 개인적으로 스피릿항공의 경영 악화를 우려하며 이번 거래 취소에 안도감을 표했다고 말했다. 제트블루 주주들도 스피릿항공과 합병 취소에 안도한 것으로 보인다. 4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제트블루 주가는 4.33% 올랐다. 반면 스피릿항공 주가는 10.84% 급락했고, 시간외거래에서도 1.56% 빠졌다.

소식통은 "양사가 만약 (바이든 행정부와의) 반독점 싸움에서 승리했다면, 제트블루는 스피릿항공과 계약에 '중대한 불리한 변경' 조항을 넣어 스피릿항공의 실적 부진을 이유로 거래에서 손을 뗄 것을 고려하고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스피릿항공의 순부채 규모는 지난 2년간 33억달러에서 55억달러로 급증했다. 회사는 현재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10억달러 이상의 부채를 갚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달 "스피릿항공은 내년에 '상당한 재융자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으로 2025년 9월에 만기 되는 11억달러 부채 등을 상환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역풍을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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