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의 China Story]중국의 유니콘 경쟁력, 왜 약화됐나

머니투데이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 2024.03.04 02:05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정유신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줄어드는 가운데 벤처산업과 미래성장동력의 상징인 유니콘의 경쟁력도 약화한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은 2020년 이전만 해도 미국과 함께 세계 유니콘 시장의 양대산맥이었다. 글로벌 조사기관 CB인사이츠에 따르면 2010~2019년 탄생한 세계 유니콘 수는 449개사. 이 중 미국과 중국이 각 218개사(48.6%)와 109사개(24.3%)로 1, 2위였고 양국만으로 전체의 72.9%를 차지했다. 3위 영국의 23개사(5.3%)와 4위 인도의 20개사(4.5%) 대비 현격히 차를 벌린 확실한 양강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2020년 이후론 상황이 일변했다. 2023년 5월 기준 중국 유니콘은 169개사로 늘었지만 세계 시장에서 비중은 2019년 24.3%에서 14%로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이 유니콘 수 655개사, 비중 54.2%로 이전보다 5.6%포인트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 유니콘의 가치도 5152억달러로 시장 전체(3조8452억달러)의 13.4%, 미국 53.4%의 4분의1에 불과하다.

도대체 3~4년 만에 왜 이렇게 유니콘 경쟁력이 약화했나. 시장에선 2020년 말부터 시작한 중국 당국의 플랫폼에 대한 감독강화를 첫 번째 요인으로 꼽는다. 여기에는 2020년 10월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회장이 한 강연에서 "시대착오적인 규제는 혁신에 위협"이란 발언이 플랫폼 규제강화의 방아쇠가 됐고 이것이 중국 벤처산업과 유니콘을 위축시켰다는 게 시장의 대다수 의견이다. 또한 앤트파이낸셜의 '홍콩 증시상장 무기연기', 알리바바그룹의 '6개 자회사 분리' 등 강력한 규제도 규제지만 '벤처성공의 아이콘' 마윈 회장의 은퇴가 벤처인에게 준 심리적 충격,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로 대표되는 대형 플랫폼기업들의 벤처투자 감소도 유니콘의 창출기회를 크게 줄였다는 평가다. 예컨대 2020년 이전엔 BAT가 유망벤처에 투자하고 이들 벤처가 BAT의 네트워크와 생태계를 활용, 유니콘이 되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플랫폼 규제강화 이후론 자금조달이 이전같지 않고 주가도 하락(예 : 알리바바는 4분의1 토막)해 '유니콘 만들기'를 위한 지속투자가 과거 대비 훨씬 어려워진 까닭이라고 한다.

둘째, 해외로부터 투자받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유는 2020년 12월 미국이 발표한 '외국기업책임법'. 외국기업책임법은 미국에 상장한 외국 기업, 예컨대 중국 기업이 미 당국의 검사를 거부하면 상장을 폐지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따라서 웬만한 민간기업에도 '당 위원회'가 설치돼 있는 중국으로선 상당한 부담. 이는 중국 정부의 '해외상장 규제강화'를 유발해 2021년 12월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의 나스닥 상장폐지 발표로 이어졌다. 결국 이러한 미중의 '창과 방패' 갈등국면에서 '중국 기업투자 강행'이 쉽지 않은 건 당연하다. 중국 벤처기업에 대한 해외투자 비중은 금액 기준으로 2021년 상반기 43%에서 2023년 상반기 19%, 건수 기준으론 16%에서 6%로 격감했다.


셋째, 현재 중국 경제둔화의 주범인 부동산 침체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중국 부동산업은 전후방 효과를 포함, GDP의 무려 30%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자산의 70~80%를 차지하고 지방정부의 주요 수입원이기도 해서 부동산 침체는 벤처 활성화에 상당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앞으로는 어떨까. 물론 미중갈등으로 '해외투자를 받기' 어렵고 부동산도 아직 구조조정 중이어서 여건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하지만 고용 등 플랫폼기업들의 경제효과가 워낙 커 중국 정부도 플랫폼의 재활성화 정책을 적극 고려 중이며 칭화대, 베이징대 등 중점대학의 경우 벤처·유니콘의 핵심기술인력인 이공계 비중이 47.6%나 돼서 성장잠재력은 엄청나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평가다. 유니콘 비중이 동기간에 2.2%에서 1.2%로 약화하는 우리나라로서도 어떤 정책과 기업노력이 필요할지 앞으로의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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