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20주년: 동영상은 늘고 네트워킹은 죽고 [PADO]

머니투데이 김동규 PADO 편집장 | 2024.03.03 06:00

소셜 '미디어'는 그 어느 때보다 인기가 높지만 소셜 '네트워크'는 죽어가고 있다

편집자주 | 마크 저크버그가 한국을 찾아와 삼성, LG 등 기업 총수들을 만나고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했습니다. 그가 만든 페이스북은 이제 나이가 20줄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페이스북은 사람들끼리 자신들의 생각과 근황을 알리는 소셜 '네트워킹'의 공간이라기 보다는 페이스북이 나름의 알고리즘으로 타인의 글을 떠먹여주는 소셜 '피딩'의 공간이 됐습니다. 새로운 온라인 광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글로 타인들을 낚시하였는데, 그런 광장 네트워킹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이 기존의 SNS를 수동적 '피딩', 즉 틱톡이 유행시킨 쇼츠, 릴즈 같은 짧은 동영상을 즐기는 플랫폼으로 사용하고, 대신 이메일이나 소수가 모이는 '단톡방' 같은 단체챗에서 차분히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SNS의 변화를 정리한 2024년 2월 1일 자 이코노미스트 기사는 이러한 변화를 '광장에서 다시 카페로'라고 표현했습니다. 근대의 카페에서 '공론장'이 형성되던 것을 상기시키는 표현입니다. 어쩌면 정치가 선동가들의 '광장'에서 소수자들의 차분한 '카페'로 옮겨지면서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하지 않겠나라는 기대를 갖게 하기도 합니다만, 알고리즘과 피딩에 의해 '카페'의 공론장에 참여하지 않는 수많은 대중들이 '수동적 시민'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를 갖게도 합니다. 장사를 위해 가게를 열 때 어떤 곳에 어떤 사람들이 모이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하듯 앞으로 정치가들과 여론주도층은 SNS환경의 변화를 잘 알아야 합니다. 이 기사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약간 취한 상태야. 화요일 밤이고 아직 10시도 안 됐지만 뭐 어때? ...해킹을 시작하자구."

19살의 마크 저커버그는 하버드 기숙사에서 페이스매시(Facemash)라는 웹사이트 작업을 시작하면서 블로그에 이렇게 썼다. 이 사이트에서는 대학 인트라넷에서 수집한 무작위로 선정된 학생들의 사진을 보여주고 사용자가 누가 더 섹시한지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큰 파장을 일으켰고 곧바로 차단됐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후계자가 탄생했다. 2004년 2월 4일, 저커버그는 새로운 사이트를 시작했다. TheFacebook.com이었다.

이후 페이스북은 프렌드스터(Friendster)와 마이스페이스(MySpace) 같은 기존 SNS를 빠르게 추월해 세계 최대 규모의 SNS가 됐으며,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지금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의 약 60%에 해당하는 30억 명이 매달 페이스북의 피드를 최소 한번은 스크롤한다. 경쟁사는 능가하거나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처럼) 삼켜버렸다.

작년에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모바일 앱 10개 중 6개는 현재 구글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광고를 판매하고 있는 페이스북의 지주회사 메타(Meta)의 소유다. 메타의 시장 가치는 1조 달러를 넘어섰으며, 작년 3분기에는 34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페이스북과 그 모방자들은 돈을 버는 것 이상의 일을 해왔다. 소셜미디어는 사람들이 인터넷을 경험하는 주요 수단이자 삶을 경험하는 방법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리서치 회사인 Data.ai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모바일 사용 시간의 거의 절반이 소셜 앱에 사용됐고, 깨어 있는 시간의 4분의1 이상을 휴대폰에 사용했다.

소셜네트워크는 저커버그와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디지털 '광장'이 돼, 그날의 논쟁이 펼쳐지고 여론이 형성되는 장소가 됐다. 소셜미디어는 미투(#MeToo)부터 아랍의 봄과 미국 국회의사당 폭동에 이르기까지 여러 사회운동의 진원지가 됐다.


20년이 지난 지금, '광장'은 재개발되고 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틱톡 같은 경쟁업체의 등장 이후, 페이스북을 비롯한 기존 업체들은 스스로를 혁신해야 했다.

친구들이 서로 소통하고 자신의 콘텐츠를 공유하는 (네트워킹) 공간으로 시작했던 플랫폼이 이젠 텔레비전 같이 엔터테인먼트 피드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다.

동시에 사용자들은 개방형 네트워크에서 벗어나 대화나 논쟁을 왓츠앱이나 텔레그램 같은 플랫폼의 폐쇄적인 비공개 그룹으로 옮기고 있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투표장으로 향하는 올해, 이러한 움직임은 정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계속)



PADO 웹사이트(https://www.pado.kr)에서 해당 기사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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