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탈당' 이상헌 "진보당, 지역 강탈 시도...살아 돌아올 것"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24.02.28 17:29

[the300]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울산 북구 윤종오 진보당 후보에게 경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의원은 민주당과 진보당이 22대 총선에서 울산 북구에 출마할 후보를 진보당 후보로 단일화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경선 수용 불응시 출마를 강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2024.02.27.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며 탈당했다. 이번 민주당 공천 국면이 본격화 한 이후 △5선 설훈 의원 △4선 김영주 국회부의장 △초선 박영순·이수진 의원(동작을)에 이어 나온 5번째 탈당 선언이다.

이 의원은 28일 입장문을 내고 "저는 오늘 여러분 앞에 서서 제 인생에서 가장 중대하고 어려운 결정을 발표하게 됐다"며 "진보당에게 민주적 절차와 정의를 기대하지 않을것이고 당과 당원들에게 더 큰 부담을 줘서는 안된다고 판단하여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과 진보당은 오는 4월 열릴 총선에서 이 의원의 현재 지역구인 울산 북구 후보를 진보당 윤종오 후보로 단일화하기로 합의했고 이에 이 의원은 크게 반발했다.

이 의원은 "진보당 윤종오 후보에게 주민의 정당한 선택을 받을 절차인 경선을 제의하였지만 결국 윤종오 후보는 진보당 중앙당을 핑계로 답변을 회피했다"며 "진보진영의 승리를 위한 단일화를 주장하지만 민주적 절차와 민심을 저버렸다. 야욕과 탐욕으로 가득찬 단일화는 정당성을 잃었다"고 했다.

이어 "저는 지난 입장 발표에서 말씀드렸듯이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로 결심했다"며 "저의 이번 결정은 '비가역적'이자 '불가변적'인 결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 결정은 결코 가볍게 내린 것이 아니다"라며 "30여년의 민주당 외길인생을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당을 떠나는 만큼 제 가슴속에 상처를 품고 깊은 고민과 많은 반성, 그리고 울산 북구의 희망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또 "저는 그동안 민주당이 울산 북구에서 겪은 어려움을 가까이에서 목격하고 경험했다. 우리는 진보 진영에 두 번의 양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선의를 오히려 역으로 이용하는 정당이 바로 진보당이었다"며 "호의는 오히려 그들의 야욕에 의한 먹잇감으로 전락하여 우리의 지역 민주주의와 민주당의 근본이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했다.


이어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는 (故)노무현 대통령의 말씀이 새삼 떠오른다.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돌이 많다고 해서 농부가 밭을 포기할 수 없다"며 "저는 울산 북구의 민주당이 겪는 이 시련을 포기의 이유로 삼을 수 없다"고 했다.

이 의원은 "울산 북구는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이자 현명한 판단력을 가진 주민 여러분들이 많다"며 "민주당의 뿌리 깊은 가치와 울산 북구 주민 여러분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기에, 저는 쉽지 않지만 확고한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또 "민주당의 깃발을 내걸고 나아가는 것 보다 민주당의 정신을 가슴에 품고 출마하는 것은 훨씬 고되고 힘든 여정이 될 것이라는 점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울산 북구 민주당의 목소리를 더 크게 내고 울산 북구가 상징하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저에게 있어 미래를 위한 민주당의 가치를 지키고, 지역 주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새로운 방식"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당과 당원 여러분에게 더 이상 부담을 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당의 결정에 따르지 못하는 결정을 한 부분에 대해서 양해 부탁드린다"며 "지금 바로잡지 못하면 두 번의 양보에도 불구하고 세 번째 양보를 결정한 이번 오판은 울산 북구 민주 당원들의 가슴에는 커다란 한(恨)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점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의원은 또 "민주절차를 무시하고 구태 정치를 답습하여 강압적 지역구 강탈을 시도한 진보당은 민주개혁연합(민주연합)이라는 대승적인 목표에 어울리지 않는 정당"이라며 "저의 이번 결정은 울산 북구와 민주당의 역사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당은 저 혼자 잠시 떠난다. 저의 보좌진들과 지역에서 저와 함께할 선출직 의원을 비롯한 당원들은 단 한명도 당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저 역시도 30년 민주당 외길에서 처음으로 당을 떠나지만 가슴에 민주당을 새기고 살아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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