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검열·드론 금지…中 최대 정치이벤트 '양회' 내일 개막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 2024.03.03 13:00

4일 개막식, 정협·전인대 하루 차이 개회…
시진핑 경기 부양의지 드러낼지 등 주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와 회담을 갖고 "중국과 러시아 관계를 잘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양국 인민의 근본이익을 바탕으로 한 양국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3.12.21 /AFPBBNews=뉴스1
중국 연중 최대 정치이벤트 양회(兩會)가 4일 개막되는 가운데 주말부터 베이징 전체가 '양회 모드'에 진입했다. 중국 경제가 부진에 접어든 상황에서 양회에 임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지도부의 분위기도 차분하다. 혹시 모를 부정적 여론을 원천 차단하는 한편 경기 회복을 위한 부양책을 발표할 수 있도록 사전 분위기 조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양회는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을 합쳐 이르는 말이다. 국정 자문기구 격인 정협이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시작되는 가운데 국회 격인 전인대(14기 2차회의)는 5일에 개회한다. 회의는 3월 중순까지 계속되지만 시 주석와 리창 국무원 총리 등이 대대적으로 나서는 5일 전인대 개막식이 하이라이트다.

양회는 정치와 외교, 군사, 경제 등 중국의 전 분야를 망라해 다룬다. 지난해 3기 집권을 시작하면서 양회에 전면적으로 나선 시 주석은 올해는 회의를 직접 주관하지는 하지 않는다. 리창 총리가 사실상 데뷔 무대를 갖는다. 그런 만큼 대외정책보다는 경제 회복 등 내부 문제에 초점을 맞춰 양회가 진행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인대는 중국의 최고 권력기관이다. 입법은 물론 공직 임면과 결정, 감독권을 모두 갖는다. 중국 권력의 핵인 중국공산당이 입법과 의사결정 등을 공식화하는 단계가 바로 전인대다. 당이 하는 모든 결정을 추인한다. 정협은 사실상 1당체제인 중국이 8개의 작은 민주당파와 합작하는 모양새를 갖추는 기능을 한다. 정치방침 및 경제와 문화, 사회 중요 이슈에 대해 토론하고 제안하는 협치를 담당한다.

전인대 개막식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중국 정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발표다. 중국 제일재경은 앞서 "당국은 올해도 5% 수준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각 지방정부 성장률 목표치는 5%에서 최대 6%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전체 목표치가 이를 깜짝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과학원 예측과학연구센터는 연초 5.3%의 성장전망치를 내놓은 상태다.

반면 국제기구들은 이를 하회하는 전망치를 내놓은 바 있다. 이날 5%대 전망치 발표가 유력한 가운데 올해도 역시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우려하는 외부의 전망과 이를 반박하는 중국 내 전망이 지속적으로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인대 정부 업무보고 현장./사진=진상현 기자
연초 일부 경제지표가 회복 국면을 가리키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양회를 통해 경기부양 의지를 재차 천명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분위기 조성엔 들어갔다. 시 주석은 지난 19일 중앙전면심화개혁위원회 4차회의를 주재하고 중국 경제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인 부동산 문제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23일엔 당 중앙재정경제위원회 4차회의를 주재했는데, 설비투자 장려 등 내수촉진 방안을 논의했다.

같은 맥락에서 중국 정부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재정적자율 설정도 관심거리다. 돈을 많이 풀려면 재정적자율을 상대적으로 높게 설정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엔 3월 전인대에서 재정적자율을 3%로 설정했지만 지난해 10월 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3.8%로 상향조정하고 국채를 추가 발행했었다. 올해 3.5~3.8% 적자율을 설정하고 금리인하 등 추가 유동성 공급에 나설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의 국방예산증가율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중국의 국방예산 증가율은 2021년 6.8%에서 2022년 7.1%, 지난해 7.2%로 계속해서 확대됐다. 중국 정부가 국방현대화 계획을 2035년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국방비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시 주석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경제의 고품질 전환이 어떤 형태로 구체화할지도 관심거리다. 질적 전환을 통한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하는 시 주석이 미국과는 다른 방식으로 국제경제를 이끌어가려는 의지를 정책을 통해 보여줄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16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리창 중국 총리가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2024.01.16 /로이터=뉴스1
양회를 앞두고 중국 정부는 엄격한 집안 단속에 들어갔다. 중국 관영언론 CCTV 전직기자 왕젠과 예술인 출신 반체제인사 리잉 등은 최근 100만명 이상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팔로워들을 공안이 일일이 조사하고 있다고 AP통신을 통해 밝혔다. 중국 정부가 SNS에서 반체제 의견을 단속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양회를 앞두고 감시 강도를 한껏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온라인뿐 아니다. 양회가 열리는 인민대회당을 중심으로 교통이 완벽 통제되는 가운데 시내에선 드론도 못 띄운다. 베이징시 공안(경찰)국은 양회를 며칠 앞둔 지난달 26일 전인대 기간 베이징 시내 드론 등 저공, 저속, 소형 항공기 비행을 엄격하게 금지한다고 밝혔다. 드론을 띄웠다가는 공안뿐 아니라 군 당국으로부터까지 단속, 형사처벌한다고 밝혔다.

양회 때마다 이뤄지는 중국의 대기오염 조정 여부도 화제다. 중국은 올림픽 등 관심이 집중되는 행사마다 공장가동 강제 중단 등을 통해 대기질을 특별 관리하는데, 양회 때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3월 초 푸른하늘을 '양회 블루'라고 부른다. 그러나 지난해는 어려운 경제상황을 반영하듯 배기가스를 통제하지 않았고 초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치 대비 30배에 이르는 '양회 그레이'가 펼쳐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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