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페널티, 이복현이 꺼냈다…"미달 시 거래소 퇴출"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 2024.02.28 15:29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금감원장-연구기관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정부가 발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주주환원 등 일정 지표를 만들어 여기에 미달하는 기업은 거래소에서 퇴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자발적 참여를 핵심으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시장에서 요구하는 페널티를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기준 미달 기업은 거래소에서 퇴출 이뤄져야…특정 지표 등 논의 중"


이 원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금감원장-연구기관장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간담회에서) 상장 기업도 일정 기준 미달 기업은 거래소에서 퇴출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악화는 그때그때 빨리 떨어져 나가도록 하고 우수 기업은 성장하도록 해야 옥석 가리기가 명확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연구기관장들은 국민이 장기적으로 간접 투자하려면 금융사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불공정 거래나 불완전판매 등 최근 금융투자회사에서 불거진 이해 상충 행위 등에 대해 견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일정 기준 미달 기업 거래소 퇴출 이야기도 같은 연장선상에서 논의가 됐다.

이에 따라 이 원장은 퇴출 기준이 되는 특정 지표 등을 연구단계에서 논의 중이라고 밝히며 "적절한 순서나 로드맵을 가지고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다고"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도 최근 하는 밸류업만 해도 3년 이상 준비한 것"이라며 "그동안 거래소 중심으로 한 것이라면 일본 상법 개정이나 기업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는 노력은 10년 가까이 지속된 거라 저희도 다양한 주제를 긴 호흡을 갖고 진행되도록 짜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6일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발표 당시 인센티브는 있지만 페널티가 없는 점이 일본과의 차이점이라고 밝힌 데 대해 "김주현 위원장이 말한 건 주주환원과 관련해 거래소에서 다양하게 준비하는 부분(에 대한 것)"이라며 "제가 말하는 페널티는 금융투자회사가 됐던, 상장기업이 됐건 오랜 기간동안 별다른 성장을 못 하거나 재무제표가 나쁜 이런 기업이 10년 이상 남은 사례를 그냥 두는 게 맞느냐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설명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가운데)이 28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금감원장-연구기관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 주주 위한 인센티브 함께 고려해야"


기업을 위한 상속세 등 세제지원뿐만 아니라 개인 주주를 위한 제도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이 원장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기업의 경영권 방어나 승계에 필요한 효율적 장치 마련뿐만 아니라 (일반 주주를 위한 제도 등) 양쪽 모두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제도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연금에 준하게 국민·가계의 자산 축적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나 공시 제도 변경 등이 아니라 이것으로 달성하는 바가 무엇인지 명확한 인식 있어야 한다"며 "자본시장 활성화, 가계 등 경제 주체의 자산 축적 등 구체적인 목표가 있어야 금융 규제 완화나 세제 혜택 등 전반적인 금융자산 운용에 대한 인센티브가 명확해진다"고 강조했다.

밸류업 지원방안에 대한 일부 비판적 시각에 대해서는 "일본은 길게 보면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여러가지를 진행했고 지금도 진행 중"이라며 "최근 (우리 정부가) 발표한 밸류업 방향성 한 가지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이르다"고 했다.

한편 공매도 근절 방안에 대해서는 "다음 달 중순 개인 투자자 간담회를 준비 중인데, 그 자리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올 것"이라며 별도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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