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더 무서워"…'밸류업 초대장' 받지 못한 식품기업들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 2024.02.27 16:42
주요 식품기업의 시가총액과 PBR·PER/그래픽=윤선정
'경기 침체와 고물가(인플레이션)'

식품 기업들의 주가 상승을 발목 잡는 요인 두 가지다. 식품 기업들은 정부의 '밸류업(주가 부양) 프로그램'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실질적인 영향은 미비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K-푸드(한국식 음식) 인기로 주요 기업들이 역대급 매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주가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식품 기업들은 업황이 살아나지 않으면서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까지 우려 하고 있다.



PBR1 이상 4곳 뿐, 저평가에 시달리는 식품기업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식품 기업으로 구성된 코스피 음식료품 지수는 이날 3390.45로 전일 대비 1.36% 하락했다. 음식료품 지수는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 상위 36곳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기준 지수 구성 종목의 시가 총액은 2조3888억원으로 전날 대비 2000억원 가량 빠졌다. 코스닥으로 구성된 음식료·담배 지수는 5551.36으로 전날 보다 1.31% 빠졌다.

증권 시장에선 지난 26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저평가 된 식품 기업들의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실제 보다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되는 것)'를 극복하자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데, 대표적인 산업군이 식품이었기 때문이다. 기업이 중·장기 목표를 수립·공시하면, 정부는 세제 혜택을 지원 게 밸류업 프로그램의 골자다.

주요 식품 기업 중에서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을 넘는 기업이 손에 꼽는다. 27일 기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음식료품 지수 구성종목 상위 15개 중 4개(오리온·하이트진로·삼양식품·SPC삼립) 뿐이다. PBR은 기업의 순자산을 주가로 나눈 투자지표로 흔히 청산가치를 나타낸다. PBR 1을 기준으로 낮을 수록 기업의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성장·수익성이 낮다고 분석한다.


주식 시장에 상장 된 식품 기업들로 확대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국내 식품 기업 중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CJ제일제당의 경우 27일 기준 PBR이 0.67이다. 코스피 음식료품 지수 평균 PBR은 지난 26일 기준 0.77이다. 음식료품 지수는 2019년 3480.12포인트에서 지난해 3695.74포인트로 6.2% 올라, 코스피 지수 상승률 20.8%을 한참 밑돌았다.



"경기침체 우려에 식비부터 줄여" 밸류업 낙수효과 미비


주요 식품 기업들은 K-푸드의 인기로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하며 주가 상승 기대감을 높였었다. 대표적인 식품이 라면이다. 농심은 지난해 매출액이 3조4106억원, 영업이익 212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0%, 89.1% 증가해 역대 최대 실적을 썼다. '불닭볶음면'을 앞세운 삼양식품은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액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어섰다. 오뚜기도 지난해 영업이익 증가폭이 37%에 달했다.

문제는 올해 경기가 지난해보다 더욱 악화 될 가능성이 높아 식품 업계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점이다. 식품 업계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영향보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 등으로 인한 우려가 커 주가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식품 소비가 줄고, 시장 분위기 자체가 얼어붙었기 때문에 주가 부양 정책의 약발이 먹히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식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것도 식품 업계의 발목을 잡는다.

오히려 실적이 악화되고,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부정적인 시각까지 나온다. 전통적으로 식품주는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로 주가가 하락하는 시기에도 등락폭이 크지 않은 종목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워낙 좋지 않다보니 식비부터 줄이고 있고, 현장에선 이미 상당히 체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주가 상승 기대감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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