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5회를 맞은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신진서 9단이 역대급 명승부를 만들면서 대회를 주최한 농심이 주목받고 있다.
27일 한국기원에 따르면 농심은 결승라운드 기간동안 지면, 방송, 온라인 매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바이럴 등을 통해 큰 광고효과를 거뒀다. 국내 주요방송사 저녁뉴스에 수차례 방송되는 등 여론의 주목도가 높았고 신진서가 각종 행사에 초대되면서 계속 언급되는 등 효과가 이어졌다. 경제효과로 추산하면 국내에서 60억원, 중국에서 최소 100억원 이상이며 전세계 합산 200억원에 육박하는 성과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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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배의 톡특한 대결방식, 드라마 만들어져━
한국은 시작부터 4연패를 당했다. 설현준 8단과 변상일·원성진·박정환 9단이 1승도 올리지 못했다. 중국의 셰얼하오 9단이 한·일 양국의 프로기사를 차례로 다운시키며 7연승을 달린 까닭이다. 셰얼하오의 기세를 꺾은 것은 신진서였다. 지난해 말 부산에서 열린 2라운드 최종전에서 신진서는 셰얼하오에 승리하며 첫 승을 거뒀다.
이후는 파죽지세였다. 중국의 신진 기수 자오천위에 이어 일본 최강자 이야마 유타를 꺾은 뒤 중국 바둑 간판스타 커제, 삼성화재배 우승자 딩하오, 중국 랭킹 1위 구쯔하오(이하 9단)까지 '올킬'하며 새역사를 썼다. 신진서는 대회 창설 이래 한 국가 선수를 모두 쓰러트리는 진기록을 세웠고 '돌부처' 이창호 9단이 1~6회 대회 수립한 최다연승 기록 14연승을 16연승으로 갈아치웠다. 끝내기 6연승도 신진서가 처음이다.
한국의 2라운드 탈락 위기로 싱겁게 끝날 듯한 대회가 신진서의 대역전극으로 드라마가 써지면서 중국 내 신진서의 인기는 자국 프로기사의 인기를 넘어섰다는 평가다. 대국이 끝날 때마다 사인과 사진요청이 줄을 이었고 응원과 환호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한국기원 측은 "신진서의 중국 내 인기는 과거 이창호 9단에 버금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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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 돌파구 삼은 '바둑'...25년간 45배 성장━
앞서 농심은 1996년 상해공장을 가동하며 중국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는데 당시 대만의 한 회사와 합작법인 형태로 진출했다. 1998년 대만 회사의 지분을 인수하고 1999년부터 독자노선을 걷기 시작했다.
1회 대회는 한국의 조훈현, 이창호, 중국의 마샤오춘, 창하오, 일본의 요다노리모토 등 세계 정상급 기사들이 참가해 세계 바둑팬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농심은 바둑대회 창설 목적이 중국시장 공략에 있었던 만큼 바둑대회 기간동안 현지 마케팅과 홍보 활동을 활발하게 펼쳤다.
대회 개막 라운드를 농심의 전략적 요충지에서 여는 것도 바둑 열기를 지역 내 신라면의 관심으로 옮겨가기 위한 전략이다. 대회는 매년 10월 북경에서 개막 1라운드를 열고, 2라운드는 11월 부산 호텔농심, 결승 3라운드는 이듬해 2월 상해에서 열리지만 특정 대회에선 이런 공식이 깨졌다. 일례로 2015년에는 중경, 2016년 연변 백산수 공장, 2017년 심양 등 주요 진출 도시에서 개막 라운드를 진행했다.
농심은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등 마케팅 활동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1999년 700만달러에 불과했던 농심의 중국 매출액은 지난해 3억1000만달러까지 늘어났다. 25회 대회를 치르는 동안 약 45배 성장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농심은 바둑 마케팅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신라면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알린 '신의 한 수'로 손꼽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배 바둑대회의 흥행은 사업 초기 중국 사업의 돌파구가 됐다"라며 "언론보도와 입소문 등 광고효과는 유통망 확대를 가져왔고 이는 곧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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