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는 최근 그린 태스크포스(Green TF)를 꾸렸다. 장용호 SK㈜ 사장이 사실상의 TF장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의 류진숙 부사장이 TF 리더로 나섰다.
TF에는 SK그룹의 친환경 에너지, 전기차 배터리 및 관련 소재,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계열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총 인원 50명 수준의 대규모 TF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SKC 등의 계열사를 통해 그린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룹 내에서는 투자부터 전략까지 그린 사업 전반을 들여다보고, 새로운 사업 로드맵 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SK㈜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PM) 부문장 출신인 장 사장은 SK그룹의 대표적인 투자 및 인수합병(M&A) 전문가다. 류 부사장은 SK온에서 글로벌 전략을 담당했고, SK그룹의 차세대 리더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이르면 1분기, 늦어도 2분기 중에는 사업 합리화의 큰 틀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그동안 그린 사업을 힘있게 추진해왔지만, 거시경제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사업 추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고 중복투자 문제도 겪었다. 지난해 10월 CEO세미나에서 최태원 회장이 "투자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나"라는 취지로 사실상 경영진을 질타했던 이유다. 최 회장은 이후 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수펙스 의장에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임명하며 강한 쇄신 드라이브를 걸어 왔고 TF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그동안 '합리적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의 달인으로 불려 온 최 의장은 수펙스 의장으로서 비슷한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그린 TF' 역시 이런 역할의 하나로 풀이된다. 다만 최 회장의 그린 사업에 대한 비전, 그리고 합리적인 최 의장의 스타일 등을 고려했을 때 극단적인 '사업 구조조정' 보다는 '우선순위 조정'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다.
SK그룹 내 상황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근 SK그룹이 진행하는 일련의 투자 및 전략 재편의 경우 최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최 의장이 드라이브를 거는 모양새"라며 "그룹 차원에서 봤을 때 더 몰아줄 사업, 비효율적인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 등을 분류하는 작업을 TF가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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