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표' 도시개혁 신호탄…낙후 공업지역 '서남권' 대개조 착수(종합)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김효정 기자, 이용안 기자 | 2024.02.28 05:00

[서울 '서남권' 도시대개조]영등포·구로 등 공장지대 탈바꿈…용적률 250%→400%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남권 대개조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서남권의 발전 가능성을 활용한 '서남권 대개조'를 통해 새로운 도시혁신 패러다임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서남권은 영등포, 구로, 금천, 강서, 양천, 관악, 동작 등 7개 자치구가 해당된다. 2024.2.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서울에서 가장 낙후되고 침체된 서남권 지역이 도시를 대표하는 미래 첨단·융복합 중심지로 재탄생한다. 구로·영등포 등 서남권은 1960~70년대 제조공장 등 근대화와 산업화의 중심지였지만, 이후 준공업지역 규제와 도시정비 지연으로 발전이 지체됐다.

이번 서남권 대개조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역단위 도시대개조 구상의 첫걸음이다. 제조업 중심 공간을 미래 첨단·융복합산업 집적지로 전환하고, 노후주거지는 여가·문화 등이 결합한 신 주거지로 바꿀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서남권 대개조구상'을 발표하고 서남권을 시작으로 '매력도시 서울 대개조' 계획 추진을 본격화하겠다고 27일 밝혔다. 서울 서남권은 영등포, 구로, 금천, 강서, 양천, 관악, 동작 7개 자치구다.

시의 대개조 구상은 크게 첨단산업 중심 '산업혁신', 직주근접 실현 '주거혁신', 생태하천 복원 등 '녹색매력' 크게 3개 축이다. 연내 지구별 제도개선·기본계획 수립 등을 실시하고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공사에 들어간다. 이르면 2026년부터 변화된 서남권 지역의 모습을 순차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오 시장은 전망했다.

소비·제조산업 중심지였던 서남권은 수도권 공장 이전 정책 등 1970~80년대 수도권 규제와 지식·첨단산업으로서 산업구조 변화로 성장 기반이 약해지기 시작했다. 이후 준공업지역 규제와 도시개발 지연 등으로 서남권 일대는 건축물 노후화, 기반 시설 부족 등 문제가 누적되면서 서울 중 생활 여건이 가장 열악한 지역이 됐다.

시는 서남권 지역이 낙후된 만큼 서울 지역 중 발전·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보고 있다. 서남권 내 가용 부지가 많고, 인접한 신도시 조성으로 광역급행철도 등 교통인프라를 확보한 것도 장점이다. 또 이미 형성된 첨단산업 생태계와 서울 청년 33%가 거주하는 등 잠재력이 충분히 큰 지역으로 꼽힌다. 실제로 오 시장이 서남권 개발에 관심을 기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08년 재임 시기에도 서남권을 '신(新) 경제거점도시'로 육성하는 '서남권 르네상스'를 추진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마곡지구개발 △강남순환고속도로 건설 △고척돔구장 건설 등을 통해 변화를 시도했다.

오 시장은 도시 대개조의 핵심이 주거, 상업 등 기능별로 구분했던 지역의 기준을 해체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제조업 중심 시대에는 공장에서 폐수 등이 나와 (산업시설이) 주거와 함께 있으면 주거가 훼손돼 산업·기능별로 지역을 구분했다"며 "과거 용도지역제를 사실상 해체하고 한 공간에 직(職)·주(住)·락(樂)을 배치하는 게 가장 합리적인 도시 계획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낙후된 구로공구상가·유통단지 '산업혁신구역' 지정



서남권 도시 재개조 중 산업혁신 부문/그래픽=조수아
낙후된 서남권 준공업지역은 첨단산업 용지로 전환된다. 구로기계공구상가, 구로중앙유통단지 등 과거 수도권 산업 유통거점 역할을 하던 대형시설은 도심 물류와 미래형 업무기능이 융합된 핵심 산업 거점으로 탈바꿈한다. 맞춤형 사전기획과 인센티브 지원을 통해 민간 중심의 개발을 유도한다.

서울 준공업지역의 82%(16㎢)를 차지하는 서남권 내 '준공업지역'은 미래 산업구조와 다양화된 도시공간 수요에 적합한 '융복합공간'으로 전환한다. 해당 지역은 총량 관리와 규제 위주의 경직적 운영으로 활용도가 낮았다. 공장과 주거지를 엄격히 분리·개발하는 기존 준공업지역 규제를 지역 전체가 일터나 삶터가 될 수 있도록 산업, 주거, 문화 등 다양한 기능 융복합을 허용한다. 용적률 인센티브도 대폭 개선한다. 이를 위해 도시계획조례 등 제도개선을 연내 완료해 시행할 계획이다.

또 첨단산업 기업 유치와 육성을 위해 복합개발이 필요한 지역은 용도와 밀도 등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건축과 신속한 사업추진이 가능한 '산업혁신구역'으로 지정한다. 영등포 등 도심 중심 구역은 필요시 상업지역으로 변경하는 등 파격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시는 '공업지역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산업혁신구역 계획수립 및 지정 기준을 마련한다. 구로기계공구상가, 구로중앙유통단지 등 우수한 입지에도 산업·유통 구조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던 곳들도 핵심산업 거점으로 바꾼다. 연내 유통시설 복합화 기준을 마련하고 내년 시범사업 후보지 선정 후 개발을 추진한다.


온수산업단지·금천 공군부대 등 저이용 부지 수도권 거점 육성


금천공군부대 공간혁신구역 조감도 /사진=서울시
인접 수도권 접점 지역의 대규모 부지 개발로 서남부 동반성장 거점으로 조성한다. 수도권 일대 대규모 저이용부지는 맞춤형 개발을 진행한다. '온수산업단지', '금천 공군부대' 등 수도권 도시와 인접한 대규모의 저이용 부지를 서울의 관문이자 수도권 서남부 동반성장 거점으로 육성한다.

1970년대 조성 이후 뚜렷한 개발계획이 없고, 고도제한(20m이하), 개별 신축금지 등 규제를 받았던 온수산단은 첨단제조업 중심 공간으로 재구조화한다. 민간협업을 통한 유연한 개발 지원 등을 통해 내년 첨단제조업 중심 공간으로의 개발계획을 수립한다. 여러 차례 개발계획이 무산됐던 '금천 공군부대'는 '공간혁신구역'으로 지정해 용적률과 용도 규제를 푼다. 첨단산업과 스타트업 지원 공간, 녹지·문화시설, 도심형 주택 집적지로 개발한다. 현재 서울시는 국토부에 이 지역을 선도사업 후보지로 제출했다.

서남권 특화 거점도 마련한다. 서울대, 낙성벤처밸리(2022년 1월 지정) 인근에 '관악S밸리 벤처창업 거점'을 조성한다. 이 일대를 테헤란로와 G밸리를 잇는 스타트업 클러스터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벤처창업거점 지정 지역 창업기업은 세제감면과 금융지원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시는 인공지능(AI) 거점 연구단지와 창업지원시설 등 개발구상안 마련 후 내년 사업타당성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김포공항 일대는 혁신지구로 조성한다. UAM과 도시철도·간선급행버스(S-BRT) 등이 연계된 미래형 교통 허브와 항공·모빌리티·첨단재생의료 등 혁신산업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또 입지적 장점을 갖춘 강서농수산물도매시장 등 대규모 가용공간을 더해 신성장산업 중심의 혁신지구를 탄생시킬 구상이다. 연내 혁신지구 지정을 완료하고 2026년 착공 계획이다.


김포공항 명칭 '서울김포공항'으로 변경…거리 운항 규제 2000㎞→3000㎞ 완화 추진


김포국제공항 개요 및 추진사항/그래픽=임종철
김포국제공항의 명칭을 국제업무 활성화와 김포공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서울김포공항'으로 변경한다. 연내 기관협의와 지역주민 의견수렴을 거쳐 명칭 변경도 신청한다. 공항 명칭은 2021년 제정된 '공항명칭 관리지침'에 따라 지자체장의 요청시 변경이 가능해졌다.

인천국제공항 개항 이후 20여년 넘게 묶여있는 '거리 운항'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 김포공항의 '운항 규제'부터 풀어 동북아권 핵심 공항으로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수도권 제2 공항인 김포공항은 인천공항 허브화 정책 등 정부의 운항 제한 규제에 묶여 2000㎞ 이상 취항이 불가능하다. 역내 2000㎞ 안에 약 50개의 대도시가 있지만, 인천공항 허브화 정책 탓에 사실상 신규 취항이 제한적이다. 시는 김포공항 국제선 전세편 운영규정(국토교통부)을 3000㎞까지 확대해 동아시아 주요 도시와의 업무 교류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토부 등 중앙정부에 규정 개정을 적극적으로 건의할 예정이다.


올해 개항 66주년을 맞은 김포공항은 한 때 국가 관문공항으로 역할을 하다가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 이후 국제선이 중단됐다. 그러다 2003년 6월 한일 양국 간 정상회담을 통해 같은 해 11월 30일 김포~하네다 노선이 개설됐다. 연간 노선 이용객만 3000만명에 달한다. 김포공항 이용객의 40%는 사업목적 방문객이다. 이는 인천공항(24.6%)보다 1.5배 많은 수준이다.

도심항공교통(UAM) 노선도 구축한다. 지난해 5월 김포공항~여의도 구간이 국토부 실증사업(K-UAM 그랜드챌린지)의 2단계 실증노선에 선정됐다. 올해 여의도에 수직이착륙공항(버티포트) 구축을 완료하고, 김포공항 혁신지구에는 UAM 복합환승센터를 조성한다.

김포공항 일대는 혁신지구로 조성한다. UAM과 도시철도·간선급행버스(S-BRT) 등이 연계된 미래형 교통 허브와 항공·모빌리티·첨단재생의료 등 혁신산업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강서농수산물도매시장 등 대규모 가용공간을 연내 혁신지구로 지정, 2026년 공사에 착수한다.


영등포·구로 등 공장지대 탈바꿈한다…용적률 250%→400%



서남권 도시 대개조 향후 추진일정/그래픽=최헌정
서남권에는 준공업지역이 몰려있다. 서남권 준공업지역 면적은 16㎢로 서울시 전체 준공업지역의 82%가 서남권에 밀집됐다. 영등포구(5.02㎢)가 가장 넓고 △구로구(4.16㎢) △금천구(4.12㎢) △강서구(2.92㎢) △양천구(0.09㎢) 순이다.

시는 낙후된 준공업지역에 다양한 생활인프라가 갖춰진 직주근접형 배후주거지가 조성될 수 있도록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준공업지역 내 공장 이전 부지는 무분별한 공동주택 건설을 막기 위해 용적률을 250%로 제한해왔다. 시는 이를 최대 400%까지 완화할 계획이다. 연내 도시계획 조례 등 제도 개선을 완료한 후 곧바로 시행한다.

이미 주택단지가 광범위하게 조성된 준공업지역은 주거지역 또는 준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을 변경해 주거지 내 부적합 시설 건립을 막을 방침이다. 서남권에는 목동(양천구), 가양(이하 강서구), 등촌, 방화 등 조성 후 20년이 경과한 택지개발지구도 몰려 있다. 시는 노후계획도시특별법 등 정부 정책과 연계해 노후 공동주택 밀집지역에 패키지형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다세대·다가구 등 개발 소외지역 정비사업을 지원한다.

서남권 개발의 발목을 잡았던 항공고도 제한은 완화를 추진한다. 강서, 양천 등 김포공항과 인접한 자치구는 과도한 높이 규제로 노후 저층주거지 정비에 제약이 있었다. 앞서 시는 2019년 중복규제를 해소하기 위해 고도지구를 폐지하고 지난해 9월에는 오세훈 시장이 직접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이사회 의장을 만나 조속한 기준 개정을 요청했다. 지난달에는 고도 제한 완화를 추진하는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모아주택 사업 확대 및 지원으로 저층 주거지 주거환경 개선과 다가구·다세대 밀집 지역은 신속한 정비사업을 지원한다. 현재 모아타운 대상지 81곳 중 30곳이 서남권에 있다. 시는 갈등조정 역할을 하는 공공주도 현장지원단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참여하는 공공관리 시범사업 등 체계적인 행정지원을 지속할 예정이다.


도림천·여의도공원 등 활용해 '녹색감성 서남권' 조성


봉천천 생태하천 복원 예시 /사진=서울시
도림천, 안양천 등 물길과 여의도공원·관악산공원 등 거점공원 기능을 강화한다. 시는 지역 곳곳에서 편리하게 녹지공간에 접근할 수 있도록 공원과 수변 거점을 연결하는 보행·녹지네트워크를 확대한다. 대규모 정비 사업 시에는 민간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시해 개방형 녹지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미 서남권 대표 간선도로인 국회대로와 서부간선도로는 도로 상부를 비우고 녹지공간을 조성하는 지하화 사업이 추진 중이다. 이외에 마곡지구의 서울식물원과 한강 등을 연결하는 강서구 궁산~증미산 일대 선형보행·녹지네트워크도 2026년 완공될 예정이다.

둔치 공간이 부족해 수변을 활용하기 어려운 지역에는 뉴욕 리틀아일랜드의 수상 피어파크와 같은 수상공원을 조성해 수변 친화 공간을 늘린다. 2026년까지 봉천천, 도림천 등 복개하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고 안양천 등에는 수변테라스와 심터, 캠핑장 등을 조성(2025년 완공 예정)해 활력거점 공간을 확충한다.

서남권을 대표하는 여의도공원은 2028년까지 도심문화공원으로 재조성된다. 국립현충원을 문화·힐링의 국가상징공간으로 만들고 관악산공원 자연휴양림을 테마공원으로 탈바꿈하는 사업은 2026년 진행한다. 이외에 노후 공공시설인 금천구 시흥동 남부여성발전센터를 양육친화복합공간으로, 목동운동장과 유수지 일대를 문화·체육 복합콤플렉스로 조성하는 등 단일용도의 노후 공공시설들을 시민 체감형 문화공간으로 확충해 나간다.

오 시장은 "60~70년대 국가성장을 주도했던 서남권의 명성과 자존심을 되찾기 위한 도시 대개조 1탄을 시작으로 권역별 대개조 시리즈가 진행될 계획"이라며 "도시공간과 시민의 라이프스타일, 산업경제와 교통인프라까지 도시 전체를 획기적으로 혁신하는 도시대개조를 통해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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