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훈풍에도 아직 찬바람 부는 바이오…'구조조정' 계속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 2024.02.27 05:30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조직 슬림화'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경기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 글로벌기업들도 감원정책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투심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딘 국내 기업도 이같은 기조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이유에서다.

2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현재까지 30개 넘는 글로벌 기업에서 구조조정 소식이 전해졌다. 바이오스페이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기업 어댑티브바이오테크놀로지는 "전략적 검토의 일환"이라며 2022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최근 전체 인력의 6.7%를 감원했다. 유전자 치료제 기업 링테라퓨틱스도 전체 인원의 약 20%인 19명을 정리했다. 세포 미세환경을 조절해 치료제를 개발하는 소나타테라퓨틱스는 전체 직원 63명의 3분의1에 달하는 21명을 감원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빅파마에서도 감지된다. 미국 주정부 EDD(고용개발부) WARN(근로자 조정 및 재교육 통지)에 따르면 노바티스 산하기업 산도스는 노스캐롤라이나 윌슨에 있는 이온랩스 생산시설을 오는 10월4일 폐쇄하고 213명의 직원을 해고할 계획이다. 노바티스는 과거 독일 제약사 헥살과 헥살의 미국 자회사 이온랩스 지분을 인수했다.

화이자는 사우스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운영시설 직원 52명을 지난 12일 해고했다. 앞서 화이자는 지난해 10월 코로나19 제품판매 급감에 따라 올해까지 35억달러(약 4조7000억원)의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지역별 희망퇴직 계획을 밝혔다. 한국지사도 감축대상에 포함됐다. 한국화이자에는 약 450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며 현재 일부 인원에 대한 희망퇴직 관련 논의가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화이자 관계자는 "수치 등 상세한 내용은 공개가 어렵다"고 말했다.

로슈 역시 본사 제품개발부문 인력의 6%에 달하는 345명을 감원할 예정이다. 로슈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실제 감원규모는 345명보다 적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로슈의 경우 본사 감원계획이 한국지사에도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전해진 소식이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로슈의 감원 관련 반영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제품개발 파트의 경우 로컬조직 내에선 비중이 크지 않다 보니 (감원한다고 해도)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회복신호가 감지되는 올해도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의 인력감축 소식이 들려오면서 국내 기업 역시 지난해에 이어 조직슬림화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앞서 지난해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에 따른 실적악화와 경기침체 등으로 국내 기업 역시 조직을 축소하거나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등 인력비용 절감에 나섰다.

업계에선 제약·바이오를 향한 투심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만큼 이러한 분위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VC(벤처캐피탈) 입장에선 제약·바이오분야처럼 기업 상장도 어렵고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략도 부족한 곳에 굳이 투자해야 하느냐는 목소리가 여전히 크다"며 "재무적으로 탄탄하지 않으면 기술이 있어도 투자받기 어려운 분위기에서 명맥만 유지하고 직원은 대거 내보내는 기업이 여전히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VC에 자금이 많이 풀려야 하는데 투자유치가 잘 안되다 보니 전체적으로 인력이 줄어든 기업이 많다"면서도 "제약·바이오 같은 성장주는 미국 금리와 맞물리기 때문에 금리인하가 기대되는 올해는 자금조달 사정이 개선돼 침체기에서 벗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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