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영업전략은 '기업대출'…'자본 관리' 은행이 승기 잡는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24.02.26 15:47
5대 은행, 연간 대출 증가율/그래픽=이지혜
은행권이 기업 대출 중심의 성장 전략을 짜면서 자본 비율 관리가 핵심으로 떠오른다. 기업대출 중심 영업으로 인한 RWA(위험가중자산) 증가가 자본비율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자본비율은 건전성은 물론 주주환원에도 영향을 준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기업대출은 772조585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8.1% 증가했다. 가계대출 성장률이 제자리인 상황에서 기업대출이 주요 은행의 대출자산 성장을 이끌었다.

은행별로 기업대출 부문을 살펴보면 하나은행이 11.9%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고, 우리은행이 8% 증가율로 뒤를 이었다. 두 은행 모두 은행권 내에서 최근 기업대출 영업을 대폭 강화한 은행으로 꼽힌다.

올해도 5대 은행 모두 기업대출 중심의 자산 성장 전략을 세웠다. 가계대출 증가에 제동이 걸려서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미만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부도 중소기업 대출을 통한 기업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5대 은행은 공동으로 각각 5조원 규모의 중견기업 전용 대출과 중소기업 금리우대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회사채 시장의 부진으로 기업들이 기업대출에 눈을 돌린 것도 기업금융 강화에 이유로 꼽힌다.

연초부터 은행들은 기업금융 강화를 목표로 세웠고, 영업점에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요 은행의 공격적 영업에 지방은행이 긴장할 정도다. DGB대구은행은 최근 기업영업 전문인력 채용에 나선 상태다.


기업금융을 강화하면서 은행권에서는 재무관리가 핵심으로 떠올랐다. 특히 기업대출은 담보제공과 주로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가계대출보다 위험가중치가 높아 RWA(위험가중자산) 산정에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자본관리가 중요해졌다. 5대 은행의 RWA는 약 908조원으로 전년보다 3.8% 증가했다.

RWA 증가를 상회할 만큼 수익(이익잉여금)이 받쳐줬기 때문에 CET1(보통주자본비율)은 전년보다 상승했지만 수익이 꺾일 경우 자본비율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 은행권이 기업대출 중에서도 대기업 대출에 집중한 이유도 중소기업대출보다 RWA 산정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서다. 중소기업 영업도 보증대출에 집중 중이다.

여기에 경기대응완충자본과 스트레스 완충자본, 특별대손준비금 제도 등이 도입되면서 자본비율 관리가 한층 까다로워졌다.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배상에 따른 영업리스크도 변수다. RWA 관리를 위해 은행이 투자에 소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와 이익성장이 불확실해진 상황에서 RWA 관리가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RWA가 증가하면 이익잉여금을 남기기 위해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소극적으로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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