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국산에 유리? 가격경쟁 아닌 성능개선 초점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 2024.02.26 05:50
경기 화성시 서해안고속도로 화성휴게소(목포방향)에서 전기차가 충전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올해 전기자동차 국고보조금 지급기준과 차종별 지급액이 전기차 시장의 화두로 떠올랐다. 최대 750만원까지인 국고보조금은 차량 가격의 10%를 넘어서기 때문에 어떤 차종에 얼마나 보조금을 지급하는지에 따라 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다.

전기차 보조금의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지난해 AS(사후관리) 역량을 성능보조금 지표로 활용한데 이어 올해는 '배터리'에 보조금 기준을 맞췄다. 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성능이 좋고 사용 후 재활용성이 좋은 배터리에 보조금을 더 지급한다는 방식이다. 완성차업계에는 '싸고 성능 좋은' 전기차 출시를 유도하고 나아가 유럽의 차기 배기가스 기준인 'EURO(유로) 7' 선제대응까지 노린다는 구상이다.

25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국고보조금 기준의 가장 큰 특징은 배터리 에너지 밀도인 'ℓ(리터)당 전력량(Wh)'과 자원순환성인 '㎏(킬로그램) 유가금속 가격총계'에 따라 성능보조금은 각각 40%까지 줄이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400㎞(킬로미터) 미만 차등 지급이었던 배터리 주행성능기준도 500㎞미만으로 강화하고 400㎞ 미만 차량에 대해선 대폭 보조금을 줄이도록 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성능좋고 안전한 전기차 보급 △배터리 기술혁신 유도를 통한 친환경성 제고 △사후관리·충전여건 개선을 위한 제작사 노력 유도 △경제적 취약계층 지원과 소상공인 진입장병 완화 등으로 전기차 보조금 개편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바꿔말해 보조금이 시장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십분 고려해 '저렴하면서 성능 좋고, 환경성을 키운' 차량을 우대하겠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현대차 아이오닉 시리즈가 국내 시판 차종 중 최대 금액인 690만원의 보조금으로 받는 등 국내 업체에 유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럼에도 최근 전기차 보급 확산속도가 주춤한 점을 고려해 고성능차 중심으로 시장을 유도해야한다는 게 환경부의 입장이다. 당장은 값싼 배터리와 부품 사용으로 차량가격을 낮추는 게 전기차 보급에 유리할 수 있어도 성능개선 없이 가격만 낮추는 전략은 전기차의 대중화와 주류화를 저해한다는 판단이다.


환경부가 올해 보조금 개편에서 중점 고려한 사항은 '1회 충전만으로 전국이동이 가능한 수준'으로 성능 기준을 강화하는 것이다. 최소 서울에서 부산까지 충전없이 이동할 수 있어야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에너지 밀도 기준 도입은 배터리 경량화를 통해 유럽의 차세대 배출가스 규제인 유로7을 사전에 대응한다는 의미도 있다. 2025년 7월 적용하는 유로7은 브레이크 마모입자처럼 차량의 배기가스 외 오염물질도 규제 대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브레이크 마모와 도로손상이 적은 '경량화'노력이 필수이고 전기차 역시 예외는 아니라는 의미다.

배터리 환경성 기준 도입은 현재 폐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없는 국내 현실을 고려한 요소다. EU(유럽연합)는 지난해 배터리에 대한 EPR(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도입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체계를 만들었지만 한국은 아직 그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배터리 재활용 가치에 따른 차등기준 적용은 배터리 단순처분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내재화하려는 것"이라며 "배터리 자원순환 촉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 (전기차 보조금의) 환경성 계수 기준은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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