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AI 시대 열리기 시작…사회 빠르게 진화할 것"

머니투데이 유선일 기자 | 2024.02.23 11:22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사진=SK하이닉스
"AI(인공지능) 시대에 적응해 살아갈 방법을 배우는 것이 여러분이 사회에 나가면서 맞이할 가장 큰 첫 번째 숙제가 될 것입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23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인촌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117회 학위수여식에 축사 연사로 나서 AI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곽 사장은 고려대 재료공학과 84학번으로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재료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곽 사장은 1994년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에 입사해 줄곧 SK하이닉스에서 근무했다.

이날 곽 사장은 생성형 AI '챗GPT'가 만든 축사로 말 문을 연 뒤 "괜찮아 보이기도 하지만 썩 와닿지 않고 재미도 별로 없어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한가지 확실한 것은 드디어 AI 시대가 본격 열리기 시작했고 우리 사회는 이 방향으로 굉장히 빠르게 진화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했다.

곽 사장은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에 입사했던 때를 회상하며 "아무리 생각해도 달성이 어려운 목표가 있었는데 무모할 정도로 압박하고 푸시하는 사람이 있었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당시 그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정말 신기하게도 시간이 흘러가고 조금씩 개선해 나가는 과정에서 어느새 안 될 것 같던 목표가 달성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곽 사장은 "돌이켜 보니 신입사원으로 고민의 깊이가 얕아 이룰 수 없는 목표라고 느끼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며 "해결책을 찾기 위해 스스로 깊게 고민하고 몰입하면 그런 노력을 마법 같은 결과로 돌려받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곽 사장은 또 "우리 회사는 2000년대 초 매우 어려웠다"며 "채권단 관리 하에 있으면서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어 "회사에 남은 사람들은 반도체 치킨게임의 고통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회사를 살리기 위한 어떤 방법이라도 찾아야 했다"며 "그 덕분에 반도체 역사에 길이 남을 엄청난 혁신이 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투자 없이도 차세대 메모리 생산할 수 있는 방법들, 기존 대비 공정 수를 대폭 축소해 원가를 줄이면서도 내부 구조와 회로 설계를 혁신하는 등 노력으로 결국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D램을 만들어 낸 성공이 대표적"이라며 "이런 과거가 있어서 회사 DNA에 위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혁신적인 방법을 발굴하고 받아들이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고 밝혔다.

곽 사장은 또 '레드퀸 효과'를 언급하며 "기성세대는 그동안 세대 변화에 둔감했기 때문에 2배로 빨리 달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래야 새로운 세대와 소통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졸업생들에게 "앞으로 점점 더 빨라질 변화의 파도에 잘 올라타면 좋겠다"며 "AI가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레드퀸 효과'는 주변 환경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제자리에 머물려고만 해도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이르는 말이다. 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레드퀸이 "여기에서는 열심히 달려도 제자리야. 벗어나려면 지금보다 두 배는 더 빨리 달려야 해"라고 한 말에서 유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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