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곁으로" 호소에도…병원 대신 거리로 나선 의사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이강준 기자 | 2024.02.23 05:05

전공의 4명 중 3명 사직, 업무개시명령 받고도 '미복귀'
증원반대 집회도 잇따라…내달 3일, 2만5000명 예고

박민수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2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중수본 회의 내용 등을 발표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사진= 뉴시스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이 늘면서 사직 인원이 9000명을 넘어섰다. 정부는 전공의들에 환자 곁을 지켜줄 것을 당부하면서도 의사가 부족하며 의료개혁을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보건복지부는 전체 1만3000여명 전공의 중 약 95%가 근무하는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지난 21일 오후 10시 기준 소속 전공의의 약 74.4% 수준인 9275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22일 밝혔다. 전날보다 459명이 늘어난 수준이다. 수리된 사직서는 없다. 소속 전공의의 64.4%인 8024명이 근무지를 이탈했으며 이탈자는 전날보다 211명 늘었다.

정부는 현장점검을 통해 근무지 이탈이 확인된 6038명 중 이미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5230명을 제외한 808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다. 그럼에도 5596명은 복귀하지 않아 이들에 업무개시명령 불이행 확인서를 징구했다.

정부는 법과 원칙에 의거해 집단행동에 대응해 필요한 조치를 할 계획이다. 업무개시명령 불이행 확인서 징구 이후 현장점검을 한 뒤 고발 여부를 검토한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에도 의료현장에 복귀하지 않고 집단행동을 주도하는 주동자 및 배후세력에 대해서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했다. 정상진료나 진료복귀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엄중히 처벌한다.

복귀를 거부하는 개별 전공의도 원칙적으로 정식 기소를 통해 재판에 넘기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불법 집단행동에 일시 가담했더라도 조기에 현장에 복귀하면 그 사정을 충분히 반영해 사건을 처분할 계획이다.

만약 불법적인 집단행동으로 환자의 생명과 건강이 훼손되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이에 대해서는 가장 높은 수준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업무개시명령에도 의료 현장에 복귀하지 않고 불법 집단행동을 주도하는 주동자 및 배후 세력에 대해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피해 사례도 계속 집계되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6시 기준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번호 129)에 신규로 접수된 피해사례는 총 57건이다. 수술 지연이 44건, 진료거절이 6건, 진료예약 취소가 5건, 입원 지연은 2건이었다.


정부는 국민의 피해사례를 접수·검토해 환자의 치료 공백을 최소화하고 진료, 수술 지연 등으로 피해를 본 국민을 대상으로 법률상담서비스 등을 신속히 지원해나갈 계획이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집단행동으로 수술이 늦춰져 나이 제한에 따라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구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의사 부족은 명확한 사실이며 의료 개혁을 지체할 수 없다고도 했다. 박 차관은 "2000명 증원은 번번이 실패해 늦어진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이상 늦추기 어려운 정책적 결단이었다"며 "우리나라의 의료 현실을 생각할 때 의료계와 합의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더 이상 의료개혁을 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에도 의사들은 집회 규모를 더 확대할 예정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다음달 2만5000명이 모이는 광화문 집회를 계획했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의협 산하 서울시 의사협회 등 의사단체는 이날 오후 7시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회원 300명이 모인 가운데 의대 증원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일주일 전인 지난 15일에 열었던 집회 규모에 비해 3배가 커졌다.

의협은 같은날 서울 외에도 강원도청 등 3개 지역 4개소 앞에서 최대 300명이 모이는 집회를 열었다. 이 역시 규모가 2배 커졌다.

의협은 오는 25일에도 300명이 모여 오후 4시30분 서울 용산구에 있는 의협회관에서 전쟁기념관까지 행진한다. 이들은 삼각지역 앞 1개 차로를 지나 총 3.3㎞를 행진할 계획이다. 같은날 오후 6시엔 전쟁기념관 앞 인도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다.

다음달 3일에 열리는 광화문 집회는 2만5000명이 모일 예정이다. 올해 의사단체가 주도하는 집회 중 가장 규모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지난 20일 긴급 대의원총회에서 △의대 증원 계획 전면 백지화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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