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마고치 생각나네…게으름의 미학 '방치형 게임' 다시 뜬다

머니투데이 김승한 기자 | 2024.02.23 07:00

방치형 '고양이 시리즈' 글로벌서 인기
中 '버섯커 키우기' 국내 앱마켓 싹쓸이

고양이와 스프. /사진=네오위즈

비주류였던 '방치형 게임'이 다시 뜨고 있다.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가벼운 조작으로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바쁜 현대인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90년대 신드롬을 일으켰던 가상 애완동물 키우기 게임 '다마고치' 흥행을 연상케 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방치형 게임 장르가 요즘 글로벌 유저 사이에서 인기다. 국내외 할 것 없이 주요 앱 마켓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흥행중이다. 방치형 게임은 간단하고 반복적인 동작으로 특별한 조작 없이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게임이다. 영미권에선 'idle'(게으른), 일본에서는 '방치계'라고 부른다.

최근 가장 주목받은 방치형 게임은 네오위즈의 '고양이와 스프'다. 자회사 하이디어가 개발해 2021년 10월 글로벌 시장에 출시됐다. 론칭 6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 2000만건을 달성한 이 게임은 올해 2월 기준 5500만건을 넘어섰다. 이밖에 '구글 인디페(인디게임 페스티벌) 톱3'에 선정됐으며, 한국 게임 최초로 '넷플릭스 게임'에 입점했다.

네오위즈는 이 같은 흥행세를 중국 시장까지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네오위즈는 지난 2일 고양이와 스프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를 발급받았다. 네오위즈가 서비스하는 게임 중 처음이다. 중국 서비스는 킹소프트 그룹 산하 게임사 '킹소프트 시요'가 맡을 예정이며, 올해 안에 출시된다.

고양이 스낵바. /사진=트리플라

넵튠의 방치형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고양이 스낵바'도 인기다. 자회사 트리플라가 제작했다. 지난해 1월 글로벌 출시된 이 게임은 1년 만에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 3000만회를 돌파했다. 고양이 스낵바의 선전으로 트리플라는 지난해 260억원이 넘는 매출을 거뒀다.


트리플라는 고양이 스낵바 IP(지식재산)를 활용한 다양한 신작도 올해 출시할 계획이다. 당장 오는 3월 '고양이 나무꾼'을 전 세계에 선보인다. 현재 사전등록을 받고 있으며, 이날 기준 사전등록 건수만 80만건에 달했다. 이 분위기라면 공식 출시까지 100만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고양이 스낵바 IP를 사용한 신작 '건물주 고양이 키우기'도 이르면 올 상반기 출시된다.

방치형 게임 인기는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 조이나이스게임즈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방치형 RPG(역할수행게임) '버섯커 키우기'는 출시 한 달 만에 국내 3대 앱 마켓 1위(매출 기준)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그래픽은 화려하지 않지만, 특유의 아기자기한 디자인과 중독성 있는 콘텐츠가 이같은 호응을 끌어냈다는 평가다.

이밖에 넷마블이 지난해 9월 출시한 방치형 RPG '세븐나이츠 키우기'도 지금까지 앱 마켓 순위권을 유지하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출시 당시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1위, 매출 최고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게임은 넷마블 대표 IP '세븐나이츠'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세븐나이츠의 후속작으로 '저용량' '저사양' '쉬운 게임성'을 표방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방치형 게임은 더 바빠지고, 시간이 부족한 현대인 니즈에 딱 맞아떨어진 장르"라며 "게임을 켜놓고 다른 일을 하고 언제든 편하게 다시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이같은 호응을 얻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버섯커키우기. /사진=조이 나이스 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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