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간호사 투입? 정부가 불법으로 내모는 격"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 2024.02.22 05:30

탁영란 대한간호협회장
"4년 전 파업보다 상황 심각…안전하게 일할 '법망' 우선"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난 탁영란 대한간호협회 신임 회장. /사진=정심교 기자

정부와 의사집단 간의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공의들의 잇따른 사직과 이로 인한 빈자리를 메울 '묘안'으로 정부가 내놓은 게 'PA(Physician Assistant, 진료지원인력) 투입'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 15일 한 인터뷰에서 "PA가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강구할 것"이라 밝혔다.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한 후 병원을 떠나면 그 자리를 PA가 대체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간호사들의 단체인 대한간호협회는 19일 "정부가 우리 협회와 이에 대해 사전 협의한 바 없었다"며 "정부가 시키는 대로 불법 하에 간호사가 투입돼 의료공백을 메꾸는 일은 없도록 해나갈 것"이라고 입장을 냈다. 현재 PA가 불법이라는 점에서 '합법적인 일만 하겠다'고 못 박은 것이다.

최근 간호사들의 새 수장으로 선출된 탁영란(66) 신임 대한간호협회장은 지난 2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법망도 마련하지 않은 채 그저 '활용하겠다'고만 하면 우리 간호사들을 정부가 불법으로 내몬다는 격"이라고 날을 세웠다.

간호협회 회원들은 박 차관의 해당 발언 이후 당혹스러운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PA가 불법인데도 정부가 조장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심지어 간호사들은 4년 전인 2020년 8월, 의대 증원 등을 반대한 전공의들이 당시 파업하면서 병원을 떠났는데, 그때 그들의 빈자리를 대체한 PA 간호사들에 대해 일부 전공의가 '업권 침탈'을 이유로 고발하면서 많은 PA 간호사가 이번 박 차관의 발언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탁영란 회장은 "2020년 당시 많은 간호사가 '영혼을 갈아 넣었다'고들 표현했을 정도로 전공의 일을 대체하면서 부당한 업무 지시, 과로로 극심하게 힘들어했다"며 "그런데 지금은 2020년 전공의 파업 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돌아올 전공의가 없는 '사직'이기 때문이다.

이에 탁 회장은 "간호사의 면허로 할 수 있는 일만 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공의 부재 사태에 대해 "만약 정부가 PA 간호사를 적극적으로 투입하겠다고 결정했다면 간호사들이 PA 역할을 해도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도록 특별법을 제정하거나 시행령·대통령령으로 약속하는 방식, 또는 업무지침을 새롭게 만드는 등 안전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협회는 이번 전공의 사직 사태 이후 간호사들의 불만 사항을 포함한 민원을 접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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