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데 왜 계속 불러" 결국 폭발한 의사…현장 점검하던 공무원과 마찰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 2024.02.21 15:48

중환자실 의사 한 명씩 불러 근무 확인 중 소란

(서울=뉴스1) =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11일 충북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설 연휴 응급진료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복지부 제공) 2024.2.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보건복지부가 고려대안암병원에서 현장점검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해당병원 의료진과 마찰이 발생, 의사가 공무원에게 고성을 지르는 등 소란이 벌어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날 고대안암병원 의사는 복지부 공무원이 근무자를 한명씩 불러내 확인하는 방식에 불만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공의 집단 이탈로 남은 의사들의 스트레스가 커지는 상황에 현장점검 공무원과 의사 간 산발적인 충돌은 잦아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시 성북구 고려대안암병원에서는 현장점검을 나온 보건복지부 공무원에게 중환자실 의사가 목소리를 높여 강하게 항의하는 일이 발생했다.

복지부는 응급실, 중환자실과 같은 필수 의료 분야에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 이탈이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당시 이 병원의 담당 공무원은 직원을 대동해 실제 명단에 있는 의사가 근무하는지 아닌지 확인하려 의사를 한 명씩 호출했다고 한다. 중환자실은 외부인 출입이 제한돼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하고 밖으로 한 명씩 불러내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중환자실에 근무하던 한 의사가 "바쁜데 계속 왜 부르는 것이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 목소리가 커지는 등 잠시 소란이 빚어졌다고 알려진다. 이를 두고 한 때 SNS에는 "정부 관계자가 경찰을 대동해 중환자실에 무리하게 들어가려다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는 잘못된 내용이 공유되기도 했다.

병원 관계자는 "현장 점검 방식에 대해 의사가 불만을 표출한 것은 맞다"라며 "중환자실에 공무원이 무단으로 들어가려 하거나 몸싸움이 벌어진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중환자실에 전공의 이탈은 없었다"며 "오늘 현장점검은 원활히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21일 서울시 고려대안암병원 심혈관계 중환자실의 문이 굳게 닫혀있다./사진=박정렬 기자

이에 대해 수도권의 또 다른 대학병원 중환자실 전담의는 "업무 부담이 커져 스트레스가 심한데 이런 상황을 촉발한 보건복지부가 의사 입장에서 곱게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라며 전날 상황을 유추했다.

그는 "생명을 좌우하는 일이다 보니 중환자실은 전공의가 빠진 자리를 남은 전공의와 교수가 메꾸며 오는 환자를 모두 받고 있다"며 "하는 일은 똑같은데 의사가 줄어 교수들이 오전엔 외래·응급실 환자를 보고, 밤에는 중환자실을 지키며 24시간 번갈아 가며 당직을 선다"고 전했다.

이어 "상당수 필수 의료 의사들은 이렇게 일하는 게 맞는지, 그만둬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병원을 지키는 바이털(필수) 의사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적절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 현재의 현장 점검 방식도 개선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고려대안암병원 중환자실 앞에서 만난 한 의사는 "현장에 있었지만 내용을 말하기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인터뷰를 피했다. 보건복지부는 "현장 점검 과정에서의 충돌은 없었다"며 "점검 과정에서 확인 요청 정도만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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