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간 노력으로 10만 쌍 철새 번식지 복원

머니투데이 신안(전남)=나요안 기자 | 2024.02.21 12:01

신안군, 세계 최대 바다제비 번식지 자연환경 보전·관리 앞장…폐사 개체 매년 1000여마리에서 43마리로 급감

번식을 위해 섬에 찾아온 바다제비, 이동 경로 연구를 위해 연구원이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신안군
전남 신안군이 세계 최대 바다제비 번식지인 칠발도와 구굴도의 서식 환경 개선을 위해 추진한 복원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21일 밝혔다.

신안군의 넓은 해상에 분포한 작은 섬들은 봄, 가을철에 이동하는 철새들이 쉬어가는 중간 기착지(stopover site)이자 세계적인 주요 바닷새 번식지이다. 바닷새 집단번식지로 학술 가치가 뛰어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비금면 칠발도와 흑산면 구굴도가 대표적이다. 두 섬에서 4종의 바닷새(뿔쇠오리, 바다쇠오리, 바다제비, 슴새)가 10만쌍 이상 번식한다.

이 중 바다제비는 6월에 와서 10월까지 번식하는데 섬에서 자생하는 밀사초 뿌리 주변의 부드러운 흙을 파서 만든 굴이나 바위틈을 번식지로 쓴다. 전 세계 개체군의 80% 이상이 구굴도(최대 10만쌍)와 칠발도(1만쌍)에서 번식하기 때문에 종 보전을 위한 서식지 관리 또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섬에서 자생하지 않았던 쇠무릎이 유입돼 번식지 교란이 일어나 매년 많은 수의 바다제비 폐사가 확인됐다.
연구원이 밀사초 아래 굴에서 번식하는 바다제비 둥지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신안군
이에 신안군은 문화재청, 국립공원공단, 해양항만청, 지역 대학교 등 관련기관과 번식지 복원 협의체를 구성해 2011년부터 쇠무릎을 제거하고 번식에 필요한 밀사초를 이식하는 서식지 개선 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최대 1000마리가량 폐사했던 바다제비가 복원 사업 후 매년 점진적으로 피해 개체수가 줄었다. 지난해 조사 결과 95% 급감한 43마리의 폐사만 확인됐다.


신안군은 바다제비 서식지 개선 사업 이외에도 호주 연구팀(Australasian Seabird Group)과 국제 공동 조사도 진행 중이다. 2022년부터 바다제비의 먹이, 번식 개체군 변화, 월동지 추적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동안 밝혀지지 않은 바다제비의 생태를 파악하기 위해 오는 2026년까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연구기관이 아닌 지자체에서 철새 서식지 개선을 위해 13년간 꾸준히 추진한 사례는 신안군이 유일하다"며 "신안의 섬들은 전국에서 가장 많고 다양한 철새들이 찾아오는 철새들의 낙원이며, 직원들과 전문가들이 끊임없이 노력으로 번식지가 복원이라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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