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트렌드에 해외 공장 짓는 완성차 업체들…'일자리 유출' 우려도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 2024.02.21 15:53

[MT리포트]보조금 자국우선주의의 명암③

편집자주 | 전기차 국고보조금이 결정됐다. 현대차·기아 등 국내 기업이 외국 기업보다 가격 측면에서 유리한 상황이다. 이는 보조금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자국 기업 우선주의에 따른 보조금 정책이 가져 올 영향을 짚어본다.

전기차 보조금을 수령하기 위해 현지 생산이 유리해지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현지화에 힘을 쏟고 있다. 공장 유치에 불리한 한국은 일자리 유출 등이 우려되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토요타·혼다·현대차그룹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해외 공장 투자를 통해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비용도 절감하고 보조금 혜택도 받기 위해서다.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북미에서 조립된 차량만 전기차 세액공제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한 게 이런 흐름의 시발점이다. 프랑스 역시 탄소배출량을 보조금 조건에 포함시켜 자국 내 생산 차량을 우대한다.

이같은 트렌드에 맞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발 빠르게 움직였다. 토요타는 지난해 10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배터리 공장에 80억 달러(11조원)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기존 투자 금액까지 합하면 약 139억 달러(약 19조원)가 투입된다. 여기에 미국 켄터키 공장에 13억 달러를 투자해 미 시장을 겨냥한 순수 전기 3열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생산한다. 토요타는 현재 일본 모토마치 공장을 비롯해 중국 톈진, 광저우시에 전기차 공장을 운영중이다.

역시 일본계인 혼다는 캐나다에 최대 2조엔(약18조)을 투자해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혼다는 2026년 생산을 목표로 미국 오하이오주 공장을 전기차 생산 기지로 조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오하이오주에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고 있기도 하다.


현대차·기아는 체코와 미국 앨라배마에서 각각 전기차 공장을 갖고 있는데, 올해 10월부터 미국 조지아주에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도 가동을 시작한다. 당초 2025년 상반기 양산 계획이었지만 IRA 규제의 영향으로 준공을 앞당겼다. 이 외에도 기아, BMW그룹, 스텔란티스, 비야디(BYD), 테슬라 등이 IRA 수혜 지역인 멕시코에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이 현지 공장에 보조금 혜택을 주고 있는 만큼 해외 완성체 업체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전기차 공장이 싱가포르 HMGICS처럼 하나의 문화 공간이 되면서 각국에서도 투자 유치,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전기차 공장에 혜택을 주고 있다"며 "외국이 현지 전기차 공장에 혜택을 주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세제, 보조금 등 혜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지난해 7월 외투법 시행령을 개정해 국가 전력 기술 사업화 시설(PHEV 등 전기차 공장) 구축을 위해 기존 시설을 교체하는 투자를 현금 지원(최대 50%) 대상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아직 노사 관계와 같은 걸림돌을 무릅쓰고 투자할 인센티브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외국 기업 임원들이 한국 지사장으로 오길 싫어하는 이유는 노조로부터 형사고발 당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라며 "인건비를 해외 수준과 비슷하게 낮추거나 이를 상쇄할 수 있는 혜택을 주지 않는 한 생산시설 유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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